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이슈+] '재팬 패싱' 타개 나선 아베, 북·일 정상회담 제안

‘평양선언’ 언급 김정은에 타진 / 납북자 문제 다루려 대화 모색 / 日, 선박 北기항 이력 보고 의무화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복수의 북·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의 방북 때 북·일 양측이 합의한 국교정상화 및 경제협력을 담은 ‘북·일 평양선언’을 언급하며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선언을 이행하는 것이 북한에 이익이 되므로 정상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논의하고,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도 함께 논의하자는 것이다.

앞서 지난 16일 아베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평양선언을 언급하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일 대화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대북 압력 강화’만 외치던 일본이 갑자기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고 나선 것은 북한 문제에서 일본이 소외돼 자국의 현안인 일본인 납북 피해자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북한 사이에서는 북·일 정부 간 협의와 베이징에 있는 대사관 루트 등 다양한 기회와 수단을 통해 대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독자 대북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에서 자국으로 입항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과거 북한 기항 이력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