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걸 |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작품은 ‘모델과 댄서’ 시리즈다. 알렉스 카츠의 조형언어가 함축된 작품이다. 카츠는 1960년대부터 안무가 폴 테일러와 20여년간 12개가 넘는 발레공연을 기획하며 기존의 무대배경을 해체시켰다. 1969년 제작된 ‘사적인 영역’에서는 커튼으로 무대 중앙을 가리고 가운데에 원형의 구멍을 만들어 무용수들의 모습을 그 틈만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무대를 고안했다. 카메라 클로즈업 방식이다.
로라 |
특히 뉴욕에서 활동하는 무용수 ‘로라’를 그린 작품들은 움직임의 표현을 최소화하고 얼굴과 표정, 강한 목선을 클로즈업해서 강조한다.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모양새다. 공간감이 소멸된 검은 배경 속의 신체표정은 관람자를 압도한다. 화면의 비현실적 크기와 극명한 색면의 대비는 로라 개인이 아닌 인간의 본연의 모습에 집중하게 하는 카츠 특유의 초상작업과 맞물린다는 평가다. 로라의 움직임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속에 보이는 인간의 보편적인 리듬, 긴장과 그 속의 고요함을 시각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편완식 객원미술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