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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축제 때 술 팔지 마라”… 건전한 대학문화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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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주세법령 준수’ 공문 발송 / 무면허 판매 때 처벌 내용 담겨 / “사실상 협박” 학생들 반발 거세 / 지자체 임시 허가 방안 등 논의
대학 축제를 상징하는 주점이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대학 축제철을 앞두고 교육부가 각 대학에 학생에 대한 주류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공문을 보냈다. 허가받지 않은 주류 판매는 불법이라는 이유에서다. 교육부는 그동안 계도 차원에서 축제 기간 음주 자제를 당부한 적은 있었으나 주류 판매 시 처벌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일 각 대학에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 준수 안내 협조문’을 보냈다. 여기엔 “건전한 대학문화가 형성될 수 있길 바란다”며 무면허 주류 판매 시 처벌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행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에는 면허 없이 주류를 팔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달 국세청이 ‘주세법과 관련해 각 대학에 안내해 달라’고 요청해 공문을 보낸 것”이라며 “그동안 신입생 환영회나 엠티 때 음주사고 관련 지도를 한 적이 있지만 판매와 관련해선 처음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대학 총학생회들은 얼마 남지 않은 축제를 어떻게 운영할지 고심 중이다. 건국대 등은 주류 판매를 제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학에선 축제 참가자가 외부에서 술을 사들고 오면 안주를 제공하는 식으로 주점을 열거나 임시 주류판매허가를 받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학생들은 아무래도 반발하는 의견이 많다. 주점 문화가 축제 분위기를 돋우는 데다 학생 단체의 행사 비용을 메우는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공문에 형사처벌 대상임을 명시한 것을 두고 ‘사실상 협박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대학생 김모(26)씨는 “수십년 동안 이어진 대학가 문화를 처벌 운운하며 없애겠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학생들의 과도한 음주나 미성년자 술 판매 등이 문제라면 얼마든지 다른 형태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국세청은 일단 미허가 주류판매가 불법인 만큼 합법화 조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학생 처벌이 아니라 학생 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 사전허가를 받든, 소비자가 직접 술을 사가 마시든 정당하게 판매할 방법을 함께 모색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축제와 비슷한 형태의 지역 축제나 도심 맥주 페스티벌 등은 지자체 조례 등으로 노상 술 판매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지자체가 해결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혼란이 예상돼 후속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