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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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만 명 시청자 앞에서 출산과정을 생중계한 엄마…대체 왜?


“음, 양수가 터진 것 같네요. 냄새가 나요.” 

영상 속 여자는 침착하게 말하고 아이를 낳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도착한 장소는 병원이 아니라, 자신의 집 정원이다. 미끄럼틀 옆에서 그녀는 자세를 잡고, 출산을 시작한다. 아이들이 엄마의 출산을 지켜보고 있다. 140만명의 사람들도 함께. 

프랑스에 사는 36세 여성 사라 슈미트는 자신의 ‘일반적이지 않은’ 출산 과정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일반적이라 함은, 산부인과에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고통을 줄여주는 적절한 조치를 받는 출산을 말한다. 그녀는 병원 대신 자신의 집을, 의료진이나 조산사 대신 자신의 가족을, 진통제 대신 사람들의 응원을 택했다. 



사라는 6명의 아이를 둔 엄마지만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한때 의사를 목표로 공부했던 그녀는 병원에서 의학적 출산 과정을 수차례 지켜봤고, 자신이 그 과정을 견딜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녀는 본인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장소에서 출산하기를 원했고 여섯 아이를 전부 자신만의 방법으로 출산했다.

사라 슈미트는 둘째 아이를 스웨덴의 숲속에서 출산했다

2006년 첫 아이를 출산할 때에는 집에서 조산사의 도움을 받았다. 2년 뒤,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한 이후엔 출산에 대한 모든 지식을 섭렵해 모든 출산 과정을 스스로 해결했다. 스웨덴의 한 숲속에서 4시간의 진통 끝에 그녀는 둘째를 낳았고 제 손으로 직접 탯줄을 끊었다. 세 번째 아이부터는 출산 과정을 촬영해 동영상으로 남겼다. 그리고 여섯 째 아이를 임신했을 땐 새로운 도전을 했다.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출산을 전세계에 생중계 한 것이다. 

사라의 출산 영상은 7월 27일 기준으로 조회수 140만을 넘어섰다. 그녀가 진통으로 울부짖고, 그녀의 아이가 피 범벅이 되어 세상에 나오고 탯줄이 잘리고 처음으로 엄마의 젖꼭지를 무는 장면을 140만 명이 지켜봤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녀는 그 어마어마한 숫자에 어떤 부담감도 느끼지 않는다. 


“여성의 출산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는 내가 한 일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국의 매체 ‘더 선’ 과의 인터뷰에서 사라는 이와 같이 말했다. 많은 이들의 그녀의 출산에 의구심을 제기했고 그녀 역시 그런 반응을 알고 있었다. 

특히, 사라의 어린 아이들이 출산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는 점을 불편해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사라는 “전통문화에서 아이들은 엄마가 출산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고 그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출산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지금은 그런 기회가 흔치 않다”면서 아이들 앞에서 하는 출산이 매우 교육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녀의 출산을 본 모두가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은 아니다. 사라는 “어떤 이들은 내 선택을 바보 같은 짓이라고 했지만 다른 이들은 감동을 느꼈다”고 알렸다. 이른바 ‘자기 주도 출산’이라고 불리는 사라의 방식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라는 그들을 위해 ‘자기 주도 임신과 탄생’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한편, 많은 전문가는 우려를 표했다. 영국 왕립 조산사학교(RCM)의 대변인은 “가정 출산을 원한다면, 간호사나 조산사 등 의료진과 함께 준비해야 한다. 의료적 도움 없이 진행되는 가정 출산은 권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이아란 기자 aranciata@segye.com
사진 = sarah schum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