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7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무리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계획을 비판하고 나섰다. 설계안을 둘러싼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갈등에 대해 “미리 충분히 논의도 하지 않고 성급하게 발표하니 같은 편끼리 싸우는 것”이라며 “서울시장이라는 사람이 광화문광장에 정부 소유 토지가 얼마나 되는지도 확인하지 않는가”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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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 뉴시스 |
오 전 서울시장은 이날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광화문광장 중앙분리대 안은 당시 전문가 숙의와 여론조사로 결정된 것”이라며 “칼자루 쥐고 있다고 무조건 휘두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2006년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 전 시장은 2007년 지금의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서울시는 중앙·양측·편측 배치안 3가지를 두고 여론조사와 시민토론회를 개최, 시민위원회 자문결과를 통해 중앙 배치안으로 결정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중앙 배치안은 44.4%의 지지를 받아 양측(25.9%)과 편측(29.7%)보다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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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 시장이 벌인 설전에 대해서 오 전 시장은 “같은 편끼리 누구는 절대 안 된다고 누구는 절대 안 되는 게 어딨느냐고 티격태격 하는 게 말이 되냐”며 “백년대계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충분히 논의했다면 이런 불협화음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박 시장은 전임자의 잘잘못을 따져 부족한 건 개선하고 잘한 건 이어받으려는 마음가짐이 없이 무조건 부인하고 취소하려고 했다”며 “서울시장을 10년 가까이 했음에도 공직자로서 기본 마음가짐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