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주52시간제 시행땐 일자리 40만개 감소”

파이터치연구원 보고서 발표 / “총임금소득 5조6000억원 줄어들 듯 / 실질 GDP는 10조7000억원 감소 예상”
주 52시간 근무제로 연간 약 4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국내총생산(GDP)이 10조원 이상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52시간을 넘겨 장시간 일해도 소득이 늘어나면 국민의 직업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연구기관인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의 김재현 연구위원이 19일 내놓은 ‘주 52 근로시간 단축의 경제적 파급효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를 실시할 경우 연간 일자리가 40만1000개, 총 임금소득이 5조6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실질 GDP가 10조7000억원, 소비가 5조5000억원, 투자 1조8000억원, 기업 수 7만7000개가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근로시간 단축조치가 실시되면 특히 숙련공(비반복적 노동)의 대규모 실업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근로시간 단축 시 연간 23만5000개의 숙련공 일자리가 감소하는데 이는 비숙련공 일자리 감소 전망치(16만6000개)의 약 1.4배라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숙련공 일자리가 더 크게 감소하는 이유는 부족한 근로시간을 단기간에 신규 고용으로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 52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들도 추가 근로에 따라 임금이 늘어나면 직업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보통 임금소득 증가는 직업만족도를 상승시키지만 근로시간이 길어질수록 만족도 상승 정도가 줄어든다. 세부적으로는 주 43시간 일하는 근로자의 경우 월 임금소득 1% 증가 시 직업만족도가 0.03% 증가하고, 주 68시간 일하는 근로자는 같은 경우 직업만족도가 0.013%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 52시간 이상을 일해도 노동시간이 늘어 소득이 증가하면 직업만족도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현 경제 상황과 분석 결과를 고려할 때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원천적 측면에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제도 시행 연기 또는 폐기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주 52시간 근무제의 재검토가 어렵다면 해외 선진국과 같이 탄력근무제의 단위기간을 최대 1년까지 늘려 기업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