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알선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를 받는 정준영의 사건을 접한 서지현 검사가 들끓는 분노와 한없는 슬픔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서 검사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처음에는 들끓는 분노가, 이젠 한없는 슬픔이 밀려 온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자연산(?) 공급을 위해 일반 여성들을 약 먹여 성상납 하고 정신을 잃은 여성을 강간하면서 불법 촬영해 트로피처럼 전시하고, 동료 남성들은 이를 부추기고 공유하고 낄낄대며 즐기고, (거기다) 이를 유지해준 공권력도 실재한다는데…”라고 밝혔다.
서 검사는 “일반적 상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 끔찍한 범죄에 분노하는 것이 당연할 줄 알았는데 ‘젊었을 때 누구나 재미로 할 수 있는 일인데, 재수없이 걸렸네’ ‘조선일보 일가 사건들 덮으려는 거니, 신경쓰지 말자’에 ‘진보가 여성 신경 쓰다가는, 젊은 남성 지지율 뺏겨 정권 뺏긴다’까지 들으니 정신이 혼미해진다”도 했다.
서 검사는 “여성들은 사람이다! 수십 수백 수천년동안 당신들은 그리 생각해오지 않았지만 여성들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약자들도 사람이다! 돈 없고, 힘 없고, 배운거 없고, 외모가 다르고, 성향이 다르고, 때론 아파도 약자들도 살아 숨쉬고 있는 존귀한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건 페미니즘도 과격주의도 아니다. 그저 범죄자를 처벌하자는 거다! 그냥 이젠 그냥 슬프다. 그냥 이 나라를 뜨고만 싶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앞서 서 검사는 지난해 1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태근 전 법무부 검사장에게 2010년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2015년8월 인사 보복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미투(#Metoo·나도당했다) 운동을 촉발시켰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피해 회복 조사단은 같은해 4월, 안 전 검사장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안 전 검사장은 지난 1월23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 검사는 지난 8일, 3·8 여성의날 기념 제35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올해의 여성 운동상'을 수상했다. SNS와 언론 인터뷰 및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재에도 여성 인권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