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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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위해 그랬다" 14개월 아기 학대한 정부 아이돌보미의 해명

 

한 부부가 유튜브를 통해 중년 여성이 아이 뺨을 수시로 때리고, 머리채를 잡고 발로 차는 등 갖가지 폭행과 폭언을 행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이 부부는 지난 1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정부아이돌봄서비스 아이돌보미 영유아 폭행 강력처벌 및 재발 방지 방안 수립을 부탁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사진)을 올렸다.

 

청원인은 서울 금천구에서 14개월 된 아기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라고 소개하면서, 여성가족부가 제공하는 아이돌봄서비스를 3개월가량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돌봄서비스는 돌봄이 필요한 가정에 찾아가는 정부 서비스로 만 3개월 이상~ 만 12세 이하 아동의 가정에 아이돌보미가 찾아가 일대일로 아동을 돌본다.

 

해당 서비스 이용 금액은 시간당 9650원으로 가구 소득에 따라 정부가 이용금액을 지원한다.

 

청원글을 올린 맞벌이 부부는 소득 기준이 초과해 정부 지원금은 전혀 받지 못하고 부모가 돌봄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했다.

 

청원인은 “어떠한 지원도 없었지만 정부에서 소개해주는 돌보미 선생님이기에 믿고 이용했다”면서 “하지만 14개월 된 저희 아이를 약 3개월 넘도록 지속적으로 학대하고 있었음을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귀와 딱밤을 때리고 아기가 아파서 울면 우는 입에 밥을 밀어 넣기도 하고, 밥 먹다 아기가 재채기를 하면 밥풀이 튀었다는 이유로 아이를 때리고 소리 지르며 꼬집기도 했다”며 “뿐만 아니라 아기가 자는 방에서 뒤통수를 때리고 머리채를 잡고 발로 차고 따귀를 때리는 등 갖가지 폭언과 폭행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저희 부부에게 사과문을 전달한 아이돌보미는 저희 부부를 위해, 그리고 아이를 위해 그랬다고 한다”며 “아이돌보미는 이번 일로 자신은 해고를 당했고 6년의 노고가 물거품이 됐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저희 아이를 이 정도까지 학대한 사람이 6년이나 아이돌봄 선생님으로 활동했다는 것이 정말 너무 무섭고 소름 끼친다”며 “조금이라도 늦게 발견했다면 아이에게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을 사건”이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마지막으로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말도 못하고 학대를 견뎌야만 했을 14개월이 된 아이를 생각하면 그저 눈물이 난다”며 가슴 아파했다.

 

이어 청원인은 아이돌봄서비스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이며 ▲영유아 학대 처벌 강화 ▲돌보미교사의 자격 심사 강화 및 인성 검사 ▲현 연 1회 정기교육을 3개월 또는 1개월로 횟수 늘려 인성·안전 교육 강화 ▲아이돌봄 신청 시 해당 기간 동안 신청 가정의 CCTV 설치 무상 지원 등을 요구했다.

 

특히 “부모들이 몰라서, 비싸서, 돌보미 선생님의 눈치가 보여서 CCTV를 설치하지 못하고 있고, 결국 지금도 어느 곳에선 죄 없는 이쁜 우리의 아이가 어떤 학대에 희생되고 있을지 모른다”며 “적어도 CCTV 설치 무상 지원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부가 올린 국민 청원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2일 오전 기준 6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엄마들이 주로 모이는 인터넷 ‘맘 카페’에 CCTV 영상이 퍼지며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