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신성장동력’ 항공우주산업 정부·지자체 ‘마중물’ 절실

입력 : 2019-04-09 21:44:12
수정 : 2019-04-09 21:44:12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연중기획 - 창의혁신 현장을 가다]국내 항공산업 규모 40억弗… 세계 0.6% / 정부 R&D 지원·지자체 인프라 구축 등 / KAI·중소업체 성장해갈 지원체제 시급

세계 경기 침체로 한국의 주력 제조업인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 산업 등이 위기를 맞으면서 항공우주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항공우주산업은 최첨단 과학기술이 융복합된 미래산업이자 지식·노동집약적인 산업이다. 그래서 전문적인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산업이기도 하다. 또한 항공우주산업은 개발과 양산, 후속지원을 포함해 40~50년 동안 지속가능한 특성 때문에 타 산업 대비 안정적인 이윤 창출과 성장이 가능하다. 제조업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고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항공우주산업 육성에 정부·민간 차원의 다양한 지원과 연구개발(R&D)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이런 요구에 발맞추고 있다. KAI는 최근 민수항공시장 성장에 기반한 항공우주산업 발전전략을 만들었다. 군수와 민수의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한 항공우주산업 로드맵을 달성하는 게 골자다.

지난 2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서비스(KAEMS) 정비사들이 이스타항공 보잉 737-800 항공기 정비를 하고 있다. KAEMS 제공

9일 KAI에 따르면 세계 항공우주 시장은 2017년 700조원 규모로 연 3~4%씩 지속성장 중이다. 특히 여객수요 증가로 민항기 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이 예상된다. 민항기 운영 대수 증가는 KAI가 경쟁력을 가진 구조물·부품·정비산업도 동반 확대시킬 전망이다. 이에 KAI는 민항기 구조물 기술중심의 전략적 수주 물량을 확대해 보잉과 에어버스의 전략적 파트너로 도약하려는 계획이다. 국제공동개발 사업 투자를 통해 첨단 민항기의 개발 단계부터 설계에 직접 참여하고 생산·납품하는 핵심 협력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향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민수 완제기 개발에도 도전한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이와 관련한 사전 기획연구를 수행하고 선진업체와의 협력·제휴를 모색한다. 이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엔진 등을 국산화해 기종을 생산하고, 그 이후에 50∼70석급 완제기를 시장에 내놓는 게 KAI가 그리는 큰 그림이다. 북한 인프라 개발·경제협력과 연계한 수요가 창출되면 KAI 민항기는 국내 150대, 해외 250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KAI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마중물 제공도 필수적이다. 국내 항공산업의 생산규모는 2017년 기준 40억달러 수준으로 세계 항공시장 규모인 700조원의 약 0.6%에 그친다. 규모가 작고 기반이 열악한 기업 차원의 자체 노력만으로는 항공우주산업이 발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세계 1위인 보잉은 미국 정부가 1988~1997년 사이 750억달러를 들여 항공산업 구조 개편을 지원했고, 별도의 37억달러는 민항기 개발에 보태는 등의 도움을 받았다. 2위 에어버스도 282억달러 규모의 개발 지원과 정부의 보조금 혜택 등을 등에 업고 성장 중이다. 3위 록히드마틴은 정부 소유 토지와 구축물 등을 무상 대여받아 사용한다.

KAI 관계자는 “정부의 R&D 지원 및 산업육성 정책과 지자체의 인프라 지원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KAI의 물량을 중·소업체로 이전하여 산업 전반이 성장할 수 있는 정부-지자체-KAI-중·소업체 간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생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