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철저히 이뤄질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며 미완의 과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시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되새긴다”며 “아이들을 기억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의 다짐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동안 변화도 많았다. 안전에 대한 자세가, 이웃을 걱정하고 함께 공감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며 “얼마 전 강원도 지역 산불 때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거동이 불편한 이웃들을 챙겼다. 나만이 아닌 우리를 위한 행동이 모두를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세월호의 아픔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 생명과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선언하는 공간인 ‘4·16 생명안전공원’도 빠르게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이 나라를 바꾸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오르는 길에도 희생자를 추모하는 취지에서 노란색 넥타이를 맸고, 김정숙 여사는 노란리본 배지를 달았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지도부도 이날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5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희생자를 추모했다. 이들은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한국당이 진상규명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4·16 가족협의회’는 참사 진상규명 3대 과제를 정하고 검찰 특별수사단의 전면 재수사를 요구 중이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해양경찰이 선원들만 구조하고 승객들에 대한 구조 시도를 하지 않은 이유와 세월호 침몰 원인, 박근혜정부 및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의 7시간 기록을 봉인한 이유를 밝히는 것 등이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출범과 조사를 방해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과 이들이 전 정권에서 세월호 참사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유가족을 악의적으로 폄하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민간잠수사와 자원봉사자, 단원고 재학생과 교직원 등에게 의료지원,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내용의 ‘세월호 피해지원 특별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돼 있다”고 법안 통과를 위한 한국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주관하는 기억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대신 인천가족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제에 참석했다.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와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지난 15일 황 대표를 세월호 참사 처벌대상 1차 명단에 넣고 수사 및 처벌을 촉구한 바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추모사에서 “돌이켜보면 참아내기 힘든 아픔과 회한이 밀려온다”며 “그 안타깝고 가슴 아픈 희생과 유가족 여러분의 절망과 고통을 제 마음에 깊이 새기고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세월호 수사 대상으로 지목된 데 대해선 “그 부분과 관련해 ‘혐의없음’이 수사과정에서 다 나왔다”며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것은 미래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날 오전 경기 안산 단원고 강당에서도 추모식과 기억식이 열렸다. 재학생 대표로 나선 김민희(3년·부회장)양은 “어느덧 시간이 흘러 5주기가 되었지만 아직도 진실은 수면 아래 머무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이 자리가 세월호 희생자분과 유가족분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환하게 비추어 준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현미·박현준, 수원=김영석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