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7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정진석 의원·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막말’에 대해 거듭 사과했지만 여야 4당은 징계를 압박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일부 당내 의원은 두 전·현직 의원의 발언 취지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키웠다.
황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유가족과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표현 자체도 국민 감성과 맞지 않는다”며 “다시 한 번 당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한국당은 19일 당 윤리위원회를 개최해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의 징계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
황 대표를 비롯해 신보라 최고위원, 김재경 의원도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했지만 홍문종 의원은 “이럴 때일수록 (지도부가) 우리 식구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이견을 표출했다. 홍 의원은 여당과 유가족단체의 항의를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어려움을 돌파해 나갈 수 있도록 당 대표께서 방패막이가 돼줘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비공개회의에서도 세월호 막말 징계의 부당함을 호소했지만 황 대표는 “어쨌든 지금 시기에 그런 말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여야 4당은 한목소리로 강력한 징계를 촉구하며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국당 분위기 자체가 막말 정치와 혐오·증오의 언어로 자기들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고, 상당히 성과를 보다 보니 더 경쟁적으로 그러는 것 같다”며 “(징계 결과에 대해) 큰 기대는 안 한다. 이번에도 적당히 시간을 끌며 넘어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도무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가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망발을 쏟아냈다”며 “한국당에서 벌어지는 이념적 양극화 현상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가슴이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