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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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신혼집 비용 '일부' 부담 의향 있다" vs 男 "양성평등 부르짖을 땐 언제고" [일상톡톡 플러스]

미혼여성 10명 중 8명은 신혼집을 마련할 때 비용 일부를 부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전액 부담할 뜻이 있는 미혼여성은 극히 드물었는데요.

 

이에 일부 남성들은 '이게 남녀평등이냐'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혼집 마련 비용 전액 부담할 의향 있다" 女 5.8%만 동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층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 보고서(변수정·조성호·이지혜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31일∼9월13일 만 25∼39세 미혼남녀 3002명(남성 1708명, 여성 12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신혼집 마련 비용을 본인이 어느 정도 부담할 의향(신혼집 마련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응답은 제외)이 있느냐는 물음에 남녀 간 응답이 크게 엇갈렸는데요.

 

'전액 부담할 의향이 있다'는 답은 남성이 40.4%였으나, 여성은 5.8%에 그쳤습니다.

 

'전혀 부담할 의향이 없다'는 답은 남성이 2.3%, 여성이 12.1%였습니다.

 

그렇지만 '일부 부담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여성이 82.2%로 남성(57.3%)보다 훨씬 높게 나왔는데요.

 

거주지에 따라서는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일부 부담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70.2%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미취업의 경우와 부모님 경제 수준이 낮은 그룹은 '부담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각각 11.6%와 11.8%로 10% 이상으로 집계됐습니다.

 

◆신혼집 마련 부담 여전히 남성몫

 

구체적으로 얼마의 비용을 부담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말에 대해서도 성별 차이가 두드러졌는데요.

 

평균적으로 남성은 1억3700만원 정도, 여성은 6700만원 정도를 부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혼집 마련 비용 중 현재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액 준비돼 있다'(남성 29.8%, 여성 15.6%), '일부 준비돼 있다'(남성 45.8%, 여성 56.7%), '전혀 준비돼 있지 않다'(남성 24.4%, 여성 27.6%)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혼집을 마련할 때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남녀 부담 비율'은 '남성과 여성이 동일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답이 42.4%였고, '남성이 반 이상을 준비하는 것이 이상적이다'라는 답이 57%로 나왔다.

 

'남성이 여성보다 더 낮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답은 0.6%로 매우 낮았습니다.

 

신혼집 마련 시 이상적인 남녀 비용 부담 비율에 대한 생각은 남성과 여성이 비슷해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는데요.

 

평균적으로 비교해 보면 남성이 부담해야 하는 비율은 61.8%, 여성이 부담해야 하는 비율은 38.2%로, 신혼집을 마련하는 데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여전히 더 많은 부담이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 신혼부부 92.3% "전세로 신혼살림 시작한다"

 

전국 신혼부부 중 85%가 전세로 신혼집을 구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신혼집의 전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92%)이었습니다.

 

지난 1일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은 KB국민은행에서 지난해 주택주입자금과 전세자금 등 주택대출을 받은 27~35세 신혼부부 대출 5만3978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분석 결과 전국 신혼부부 84.9%는 전세로 신혼집을 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2016년 52%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반면 내집마련의 꿈을 이룬 비율은 15.1%에 불과했는데요.

 

이어 부모세대(1998년 이전 결혼) 보다는 청년세대(2014년 이후 결혼)로 올수록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본인이나 남편 명의로 대출받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대출액수도 세대가 지날 수록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1998년 이전에 결혼한 여성은 1억원 이상 대출받은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2014년 이후 결혼한 청년세대는 37.7%에 달했습니다.

 

지역별 전셋집 비율은 서울이 가장 높았는데요. 서울에서 전세로 신혼집을 마련한 신혼부부는 92.3%였습니다.

 

이어 세종(91.2%)과 대전(89.4%), 강원(86.6%), 부산(86%) 순이었습니다. 전세 비중이 낮은 지역은 광주(69.1%)와 전남(70.0%), 제주(73.0%), 울산(73.6%)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부부들은 평균 1억8000만원 집에 들어가기 위해 자기자금 7000만원과 대출 1억1000만원을 받았습니다. 월 평균 대출이자는 23만원이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