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우주먼지를 쪼개는 새로운 원리인 '복사 회전 영향에 따른 파괴' 현상을 발견해 학계에 보고했다고 8일 밝혔다.
별 생성과 소멸에 얽힌 비밀은 인류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우주는 천문학자에게 그 수수께끼의 잠금장치를 풀 힌트를 던져주고 있는데, 우주먼지가 그 열쇠 중 하나다.
우주먼지는 우주에 있는 1㎜ 이하의 작은 입자를 통칭한다.
별과 행성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산화탄소·물·유기분자 등이 우주먼지 표면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항성풍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주먼지에 대한 관찰 결과 중에는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초신성(메가 노바)이나 무겁고 밝은 별 등 강력한 광원 주변에 유독 수십㎚(나노미터) 크기 작은 먼지 알갱이가 이보다 큰 알갱이보다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양성자 때림(sputtering)·파쇄(shattering)·승화(sublimation) 같은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천문연 연구진은 'Ia형 초신성' 초기 단계 관측을 통해 강한 광원 근처에 놓인 우주먼지가 그 빛의 압력을 받아 빠르게 회전하는 것을 확인했다.
마치 바람개비가 돌듯 1초당 10억 바퀴에 이를 정도로 움직이는데, 그 회전 원심력이 먼지의 최대 인장강도(부서지지 않는 힘)를 넘어서면 먼지는 쪼개진다.
이 메커니즘을 초신성, 무겁고 젊은 별, 킬로노바 주변에 존재하는 먼지에 적용하면 다양한 천문 현상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킬로노바는 신성(노바·Nova)의 1천배 정도 에너지를 내는 현상이라는 뜻이다.
연구진은 아울러 먼지가 부서지는 영역이 킬로노바나 초신성 주변 반경 수 광년 정도 범위에서 생기는 것을 밝혔다.
밝고 무거운 별이 1천여 개 모여 있는 별 탄생 영역에서는 먼지가 부서지는 영역이 반경 수십 광년 범위까지 넓어진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티엠 황 천문연 박사는 "먼지가 강한 광원 근처에 위치한다면 작게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학계의 기존 주장과는 다른 결과"라고 말했다.
함께 연구한 안상현 박사는 "작은 먼지는 짧은 파장의 빛을 더 잘 흡수하고 산란하는 만큼 그 양과 내부 분포가 초신성이나 최초 은하 밝기에 영향을 준다"며 "초신성을 이용한 우주 크기와 나이 측정에 이번 연구를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6일 자 표지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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