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주택 관련 공공기관장이 정부가 최근 발표한 ‘3기 신도시’가 집값 상승을 자극하고 지방 공동화를 부추길 수 있다고 강하게 우려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김세용(사진) 사장은 21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3기 신도시에 대해 “(토지보상비로) 30조원이 풀리면 어디로 가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결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엇박자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3기 신도시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기보다 수도권 집중만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이 소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수도권에) 30만가구가 들어서면 이때까지 경험으로 보아 수도권 사람이 거기에 사는 게 아니고 지방 사람들을 빨아들일 것”이라며 “수도권의 주택 사정이 좋아지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 수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조성에 따른 토지보상금 규모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과거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 때마다 나타난 부동산시장 들썩임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인구 구조가 변하는 상황에서 기존 신도시 개발방식을 답습하는 데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그는 “교외 신도시는 20세기에 4∼5인 가족에 초점을 맞췄던 정책”이라며 “최근 빠르게 증가한 1인가구와 노년층은 공기 좋은 데가 아니라 직장·편의시설이 가까운 도심을 원한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