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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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동 성적 대상화?”… 배스킨라빈스CF 갑론을박

사과에도 “부적절” vs “페미가 또” 논란 계속

#화장을 한 앳된 얼굴의 한 여자아이가 핑크색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배경색 역시 핑크색이며 아이가 입은 옷도 같은 색 계열의 민소매 드레스다. 비슷한 색 립스틱을 바른 입술이 잠시 클로즈업 되기도 한다.

 


아이스크림 업체 배스킨라빈스가 지난달 28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자사 신제품 ‘핑크스타’ 광고 영상이다. 이 영상을 두고 ‘아동 성적 대상화’라는 논란이 확산하자 배스킨라빈스 측은 즉각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까지 게시했지만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에서 또 다시 ‘탈(脫)코르셋’이 중심에 선 모양새다.

 

◆“불편 느꼈으면 사과…아이 부모님도 참관”

 

배스킨라빈스는 광고를 올린 지 하루 만에 공식 SNS에 사과문을 올려 “핑크스타 광고 영상 속 어린이 모델 엘라 그로스(11)의 이미지 연출이 적절치 않다는 일부 고객님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적절치 못한 단어들이 포함된 것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하고 게시해 관련자들에게 상처를 드리고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광고에 “이번 여름은 처음이야”라는 내래이션이 등장한 점도 비판 대상이 된 바 있다. 또 아이가 숟가락을 입에 물고, 아이의 긴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고, 입술에 아이스크림이 묻은 장면 등도 비판 대상이 됐다.

 

이어 배스킨라빈스는 “어린이임에도 당당하고 개성 넘치는 엘라 그로스의 모습과 핑크스타의 이미지를 연계하기 위해 기획했고, 그로스의 부모님과 소속사를 통해 충분한 사전 논의 후 제작했다”며 “영상 촬영도 부모님 참관 하에 일반적인 어린이 모델 수준의 메이크업을 했으며, 평소 모델로 활동한 아동복 브랜드 의상을 입혔다”고 해명했다.

 


현재 배스킨라빈스는 해당 사과문을 삭제한 상태다. 사과문이 올라온 이후에도 “사과가 아니라 해명에 불과하다”, “진정성이 안 느껴진다” 같은 비판이 이어지자 이를 의식해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란 해석이 나온다.

 

◆“어린 여아 ‘전시’다” vs “불편한 것도 많다”

 

그러나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보면 핑크스타 광고를 아동 성적 대상화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이견이 분분하다. 특히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들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지배적인 반면, 남성 이용자가 많은 커뮤니티들에서는 “논란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아 성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일부 여성은 “소아성애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린 여자아이에게 성인이나 할 법한 화장과 옷차림, 행동을 하게 한 건 부적절하다”, “어린이에게까지 여성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어린 아이의 외모를 전시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배스킨라빈스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반면에 “대체 어딜 봐서 아동 성적 대상화라고 하는 거냐”, “그로스는 원래 성숙한 이미지의 어린이 모델로 유명하다”, “아이 부모도 참관했고, 일반적인 어린이 모델 수준의 메이크업과 의상이었는데 자기가 보기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아이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고 있다” 같은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전시’라는 단어가 화장이나 치마, 하이힐 등 ‘꾸밈 노동’을 거부하는 탈코르셋 운동을 연상시킨다며 “‘내가 하면 남도 해야 한다’는 페미니스트들의 강압적인 면모가 또 드러난 것”이라거나 “피해의식”이라는 등 강도 높은 비판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사진=유튜브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