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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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욱의 일침 "개에게 물린 아이부터 생각하길…"

SBS ‘8 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개통령’으로 유명한 반려견 행동훈련사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아이를 문 반려견 ‘폭스테리어’를 안락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파장이 일자 재차 입장을 밝혔다.

 

강 대표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반려견에게 물렸던 경험이 있는 아이들에게 어떤 위로가 도움이 될까요?”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무엇보다 사고를 당한 피해자(아이)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1일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12kg짜리 폭스테리어가 생후 35개월 된 여아(3)의 허벅지를 문 채 끌고 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아이는 허벅지에 큰 흉터가 남을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특이 이 개는 지난 1월에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남자아이의 신체 중요부위를 물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강형욱의 보듬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해당 사실이 알려진 후, 강 대표는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에서 “이 개가 경력이 많아 아이들을 많이 물었다”라며 “분명히 (견주가)이 개를 다시 놓치면 아마 아이를 사냥할 것이다. 그 사낭의 끝은 아이의 죽음”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주인은 개를 못 키우게 뺏어야 한다”라며 “저 개는 다른 사람이 키워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안락사를 하는 게 옳다”라고 말했다.

 

강 대표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폭스테리어 자체가 공격성이 강한 견종인데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고 반복적으로 아이를 공격해왔기 때문에 ‘안락사’해야 한다는 것.

 

그는 또 “안락사가 심하다는 입장에 대해선, 여러분의 부모, 자녀, 친구, 사랑하는 사람이 무방비 상태에서 개한테 물리면 잔인하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의 발언 후 전국의 폭스테리어 견주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강형욱이)폭스테리어들은 다 그런 공격성을 가졌다고 일반화해 버렸다”, “폭스테리어 키우는 견주들은 그럼 다 시한폭탄을 품고 사는 것인가?” 등 그에게 항의했다.

 

사고를 일으킨 폭스테리어 견주 역시 자신의 반려견을 안락사시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4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폭스테리어를)안락사시킬 생각이 전혀 없다”라며 “제가 (줄을 놓친 건)잘못한 게 맞지만 (강형욱이)특정 종을 겨냥해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게 옳은 일인가”라고 주장했다.

 

 

유명 수의사 설채현(사진)씨 역시 강 대표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반려동물 행동 전문가로 출연 중인 그는 4일 tbs ‘색다른 시선, 이숙이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잘못은 견주에게 있다”라며 “공격성이 강한 강아지를 키울 때는 보호자가 철저히 교육시켜야 한다. 호르몬성 질환이 있다거나 정신질환이 있을 때도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 아직 해보지 않은 약물적 처치도 고려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생명에 관련된 이야기를 너무 단정지어 얘기하는 건 섣부르다”고 강 대표의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설씨는 또 “(사람을 물었던)전력이 있는 강아지에게 입마개를 씌우지 않고, 줄 자체도 자유롭게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것을 사용한 자체가 잘못된 행동”라며 “개 물림 사고의 모든 잘못은 견주인 보호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