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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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토양도 지구온난화 촉진한다

산성토양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이유
산성화된 토양에서는 고세균이 암모니아로 아산화질소를 만든다.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310배나 강력한 온실가스다. 

 

산성화된 토양도 지구온난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9일 이성근 충북대 교수, 미카엘 바그너 비엔나대 교수 등 국내외 연구진과 함께 수행한 ‘특수환경 미생물자원 발굴 및 특성사업 연구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보통 축분이나 비료 등을 통해 토양에 들어온 암모니아는 질산으로 전환돼(질산화) 식물 생장을 돕는다. 그런데 산성화된 토양에서는 질산화 대신 아산화질소가 만들어진다. 아산화질소는 온실가스의 하나로 이산화탄소보다 310배나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고세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국내 토양에서 분리한 고세균을 이용한 실험에서 산성화된 토양일수록 고세균이 더욱 많은 아산화질소를 만들었다. 산성 토양에서 고세균에 의한 아산화질소 발생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구는 전체 경작 가능한 토양의 절반 가량이 강한 산성이다. 이번 연구로 산성화된 토양과 기후변화를 매개하는 고세균의 역할이 밝혀짐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후속 연구 필요성이 제기됐다.

 

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지난달 세계적인 과학전문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국제미생물생태학회 저널’에 실었다.

 

배연재 생물자원관장은 “토양 환경이 산성화됨에 따라 질산화가 저해를 받고 이에 따라 아산화질소 발생도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며 “산성 토양에서도 질산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고세균을 발굴하면 산성 토양에서의 작물생산성 증대와 생태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