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의 대표 관광지인 월미도를 평균 3층 건물 높이에 있는 궤도차량을 타고 순환하는 월미바다열차(사진)가 이르면 다음 달 개통될 예정이다. 2008년 기본계획이 수립된 지 정확히 11년 만에 관광객을 태우게 됐다.
9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월미바다열차는 정식운행에 앞서 시 주도의 태스크포스(TF)가 안정성과 교통·관광분야 연계 등 막바지 점검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실제 상황을 가정한 영업시운전을 거쳤고 시민 대상의 무료시승이 진행 중이다. 관련 행정기관의 준공 승인만 남겨둬 오는 8∼9월 일반에 선보일 전망이다.
월미바다열차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월미관광특구 활성화 및 구도심 도시재생 일환으로 2008년 2월 논의가 시작됐다. H컨소시엄과 총사업비 853억여원의 계약을 체결했고, 그해 6월 첫 삽을 떴다. 당초 명칭은 ‘은하레일 설치’ 프로젝트였다. 당시 2009년 7월 인천에서 열린 세계도시축전 시 운행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각종 부실시공에 따른 사고로 개통이 무기한 연기됐다. 결국 2010년 말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 백지화됐다.
이후에도 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3년 ‘레일바이크형 궤도차량’으로 사업을 변경하며 재정 투입이 아닌 민자유치를 도입했다. 이 역시 시행사의 협약 불이행 등으로 2017년 3월 재차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역사 건물과 교각만 남기고 차량·선로는 폐기됐다. 결국 교통공사가 183억여원의 재정을 들여 떠맡았다.
그동안 10년이 넘는 표류 기간에 사업 백지화로 인한 매몰비 853억원, 추가 철거비용 300억여원 등 1000억원 이상의 혈세가 낭비됐다. 개통되더라도 향후 5∼6년은 수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자체 용역에서 보고됐다. 첫해 적자는 17억여원으로 추산했다. 인천교통공사는 월미바다열차를 잠시 직영 뒤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바다열차는 인천역을 출발해 월미공원 입구, 문화의거리, 이민사박물관 등 정거장 4개소에 6.1㎞ 구간을 무인으로 다니게 된다. 2량을 1편성으로 정원은 46명이다. 평소에는 8량이 4편성으로 배치되며 연간 수송능력은 95만명이다. 속도는 시속 14㎞ 수준으로 전 구간을 도는 데 33.4분이 걸린다.
열차는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승객들이 차량 비상문을 열고 대피로를 따라 피신할 수 있는 구조다. 지상에서 평균 8.7m, 건물 3층짜리 높이에 설치돼 있다. 궤도차량에 오르면 인천항 8부두와 월미도 앞바다가 내려다보인다.
당분간 운행열차 내 안전요원 1명이 상시 탑승하고, 각 역사에는 직원과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돼 만일의 비상적 상황에 대처할 방침이다. 요금은 성인이 8000원, 청소년·어린이 6000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월미바다열차가 인천의 명물로 거듭나 침체한 월미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시, 중구, 관광공사 등 관련 기관이 함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시너지 효과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