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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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세월호 언급 논란에 나경원 “자세히 못 들었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이 정미경 최고위원. 뉴시스

 

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비난하면서 세월호 참사를 인용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즉답을 피한 채 얼버무렸다.

 

나 원내대표는 15일 정 최고위원의 세월호 참사 인용 발언에 관한 의견을 묻자 “(그 발언을)자세히 못 들었다”고 답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을 입에 올렸다는 기사를 본 국민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며 “세월호 한 척 갖고 이긴 문 대통령이 (12척의 배로 승리한) 이순신 장군보다 어찌 보면 낫다는 댓글이 눈에 띄어 소개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이 ‘세월호 1척’이라고 말하자 장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권을 임진왜란 때 나라와 국민은 생각하지 않고 개인만 생각하며 무능하고 비겁했던 조선 선조와 그 당시 조정에 비유하면서 “스스로 나라를 망가뜨리고 외교를 무너뜨려 놓고 이제 와서 어찌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입에 올리느냐”라고 비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남도청에서 “전남 주민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최고위원은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논란에 대해 “문 대통령이 싼 배설물은 문 대통령이 치우는 게 맞고 아베가 싼 배설물은 아베가 치워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당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이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의 세월호 발언과 관련한 논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제1야당의 최고위원이라면 풍자와 막말 정도는 구분해라”며 “생명에 대한 국가의 야만성이 만천하에 드러난 세월호 참사 앞에 비아냥과 조롱이 있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갈수록 태산, 막말배설당”이라며 “대안은 없고 막말만 있는 ‘요지경 자유한국당’”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아울러 “말이면 다 말이 아니다”라며 ”사람이 다 사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도 “정 최고위원이 당 대표의 면전에서 이런 막말을 했다니 아연실색할 따름”이라며 비판했다.

 

김재두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을 비판하고 싶어도 공당의 지도부로서 선을 지켜야 하는 법”이라며 “세월호까지 끌어들인 것은 소위 ‘일베’(일간베스트)들 지령을 받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5·18 망언’을 한 김순례 최고위원마저 오는 18일 최고위에 복귀한다면 한국당 지도부는 막말 군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최고위 회의 후 황 대표는 기자들이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자 “아까 정 최고위원이 말을 다 했으니 그 말 그대로 이해해달라”며 직접적인 평을 하지 않았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