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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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충돌' 백혜련·윤소하 경찰 출석 "한국당 의원, 긴장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충돌했을 때 상대 당 의원·당직자 등을 폭행한 혐의(공동폭행)로 자유한국당에 의해 고발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왼쪽)과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고발전으로 수사 대상이 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16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수사 대상에 오른 국회의원 109명 가운데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9시55분쯤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한 백 의원은 취재진에게 "실질적인 피해자인 내가 여기 선 것이 너무나 황당하다"며 "다만 우리나라 형사 사법체계를 존중하기에 이곳에 왔다. 이것이 법치주의다. 국회의원의 특권 아래 숨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출석한 윤 의원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물리적으로 막아내고 국회에서 국민에게 남부끄러운 행위를 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한 한국당이 엄하게 처벌받아야 한다"며 "그런데도 폭력을 당한 저희가 이곳에 먼저 선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두 의원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충돌했을 때 상대 당 의원·당직자 등을 폭행한 혐의(공동폭행)로 한국당에 의해 고발됐다.

 

이에 따라 이들 의원은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백 의원은 약 6시간의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경찰이 상세하게 영상을 수집하고 분석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 혐의에 대한 것은 소상히 밝혔다. 한국당 의원들이 긴장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1차 소환된 한국당 의원들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하고 의안과 앞에서 법안 접수를 방해한 의원들로 안다"면서 "이 부분은 국회선진화법이 아니라 일반 형법에 의해 당연히 처벌된다. 어떤 이유로도 조사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한국당 의원들의 경찰 출석을 촉구했다.

 

백 의원에 이어 조사를 마치고 나온 윤 의원은 "오늘 조사를 받으며 정말 국회가 이렇게까지 나락으로 떨어졌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라며 "이것은 국회 전체의 문제.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 착잡하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행위 당사자인 한국당이 지금이라도 자진 출석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두 의원과 같은 혐의로 소환된 민주당 표창원, 윤준호 의원은 다음 날인 17일 출석할 방침이다. 송기헌 의원은 출석 일정을 17일에서 23일로 1주일 연기했다.

 

한편 경찰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한 혐의로 한국당 의원 13명에게도 금주 중 출석을 요구하면서 일부에게는 이날 출석하라고 통지했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경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