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를 둘러싼 ‘황제 장학금’ 논란과 제1저자로 등록한 의학논문의 적법성을 둘러싼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장학금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는 노환중 전 양산부산대병원장(현 부산의료원장)에 이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이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부산대 의전원은 “학생들이 요구하면 입학 과정의 조사 등도 이뤄질 수 있다”며 진상 조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상옥 부산대 의전원장은 26일 경남 양산캠퍼스 간호대학 세미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관련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조씨의 ‘황제 장학금 의혹’ 논란이 불거진 지 약 1주일 만이다. 신 의전원장은 조씨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관련 규칙을 바꿨다는 의혹에 대해 “조씨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것은 2013년 4월 신설된 장학금 지급 기준(11조 제3호)을 토대로 시행된 것으로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 7월 장학금 기준이 신설됐다는 것은 국회 보고가 잘못돼 착오가 생긴 것”이라며 “조씨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선발 지침을 직전에 바꿨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다만 “학생 입장을 고려하면 특혜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며 “학생들이 요구하면 입학 과정의 조사 등도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혀 향후 자체 진상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산대 의전원은 앞서 지난 22일 곽상도 의원실에 2015년 7월 대학원 위원회를 열어 장학생 선발지침 중 외부장학금 지급 성적 예외 조항을 신설했다는 자료를 전달했다. 외부장학금은 직전 학기 성적 평점이 4.5만점에 2.5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어 애초 조씨는 장학금 지급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성적 예외 규정이 신설되면서 조씨는 이듬해부터 3년간 학기당 200만원씩 장학금 12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조씨처럼 6학기 연속으로 외부장학금을 받은 사례는 이례적이다. 노 원장은 지난 23일 “장학금 지급 성적 예외 조항은 2013년 규정 제정 당시부터 존재했다”고 주장했고, 부산대 역시 “뒤늦게 2013년 4월 제정 당시 규정을 찾았는데 성적 예외 규정이 있었다”며 기존 입장을 이날 번복했다.
서울대는 조씨가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 후 2번 연속 전액 장학금으로 802만원을 받은 경위에 대해 진상 조사를 했지만 장학금 추천 교수가 누구인지 끝내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선 “장학금 수령자는 있는데 추천자는 없다는 것”이라며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딸 조씨가 제1저자로 등록한 의학논문의 취소 여부는 다음달 초쯤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대한병리학회는 조씨 논문의 책임저자인 장영표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에게 다음달 4일까지 관련 소명을 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상태다. 특히 단국대병원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가 조씨를 연구자로 승인했는지도 논문취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RB 승인은 혈액과 세포 등 인체유래물을 연구할 때 연구계획서 및 연구서약서 등을 사전 심의받도록 한 제도다. 단국대는 장 교수가 IRB 승인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에 더해 병리학회는 IRB 승인을 받지 않았을 경우 해당 논문을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조씨의 고려대 및 부산대 의전원 입학 문제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보수 시민단체 ‘행동하는 자유시민’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 부녀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장혜진 기자, 양산=강민한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