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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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주의 접게 한 남편, 임신하니 돌변했어요"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비(非)혼주의자’였던 여성이 결혼, 임신한 뒤 남편과 이혼을 결심한 사연을 공개해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신하니 태도가 싹 바뀐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비혼주의자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현재 결혼, 임신까지 경험하고 있는 30대 후반 여성”이라며 “캐나다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 졸업하고 한국으로 들어와 어학원 강사를 거쳐 지금은 학원을 하나 운영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글쓴이는 “남편은 군 제대 후 사무보조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와 졸업 후 내 밑에서 보조강사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내 학원 부원장”이라고 설명했다.

 

학원을 차리는 데 글쓴이 돈 2억, 글쓴이 부모님의 3억이 투자됐다고 밝힌 그는 “현재 전액 이자까지 쳐서 (부모님 투자금을) 갚았고, 학원 월 순수익이 세금 다 내고 300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현재 살고 있는 집은 결혼 전 글쓴이가 구입했다. 남편이 혼수로 해온 김치냉장고와 TV를 제외하고는 모두 글쓴이의 돈으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고.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글쓴이는 “날 알아볼 사람이 있을까 두렵긴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미혼 여성분들이 꼭 아셔야 할 것이 있어서”라고 토로했다.

 

그는 “자신보다 덜 벌고 가정환경이 안 좋은 남성과 혼인하지 마라”며 “그 사람이 아무리 잘해줘도 그건 결혼하기 위한 눈속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글쓴이는 서두에 이 같이 충고하며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남편이 헌신적으로 잘해주고 영원한 사랑을 맹세해 결혼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결혼식 역시 남편이 화려하게 하면 부담된다고 해 정말 작고 초라하게 올렸다고 밝힌 글쓴이는 “허례허식이 싫어서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돈이 없어서였다”고 분노했다.

 

이어 “(시댁에서) 받은 것이 없어 예단을 안 하니 시모가 장문의 욕설 문자를 보냈고, 시부도 그에 동조했다”며 “신혼집에 찾아와 고성을 질러 경찰사태까지 벌어졌는데 남편이 내 편이라 참고 살았다”고 말했다.

 

결혼 2년 차인 올해 초, 임신을 하게 된 글쓴이는 “남편이 ‘육아를 내가 할 테니 낳자’고 했다”며 “남편이 육아를 맡는 조건이라면 찬성이었다. 어차피 학원은 남편 없이도 잘 굴러가니까”라고 했다.

Pregnant young woman holding one hand her belly and in other hand hold baby socks

 

이후 글쓴이는 현재 임신 6개월 차에 접어들었고 돌연 남편이 “애는 엄마가 봐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나아가 글쓴이의 남편은 “내가 원장하겠다. 우리 부모님이 우리 집에 머물며 애 보는 걸 도우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예전과 다른 남편의 태도에 화가 난 글쓴이는 “그래서 난 이혼을 할 예정이고, 친권도 안 줄 것”이라며 “비혼주의자로 잘 살던 내 인생에 이런 똥을 투척하다니 너무 괘씸하다”고 심정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천만다행으로 애 낳고 혼인신고 하기로 해서 그냥 (남편을) 내보내기만 하면 되는데, 사실혼으로 소송을 건다며 오히려 막말한다”며 “추석에 시가에도 안 갔더니 시부모한테 무례했으니 내가 유책이라고 하더라. 현재 진흙탕 소송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Bride wearing a wedding dress

 

글쓴이는 “비혼주의자분들. 남성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마라”면서 “남자가 쳐지는 결혼은 절대 하지마라”고 당부하며 글을 끝맺었다.

 

해당 사연은 19일 오후 5시 기준 2274개의 추천을 얻으며 눈길을 끌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글쓴이 마음에 공감하며 분노를 표했다. 이들은 “이혼 못할 것 같을 순간까지 숨죽이다 이제 됐다 싶으니 본색을 드러낸다”, “정신 잘 부여잡고 아무것도 빼앗기지 마라”, “완전 똥 밟았다. 글쓴이 원하는대로 되길 바란다”고 글쓴이를 응원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