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소송 2심에서 이 사장이 승소했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대웅)는 26일 “1심 판결 선고 후 시간이 지나면서 원고의 재산이 증가해 재산 분할 금액이 늘었다”며 141억1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자녀의 친권·양육권을 1심과 같이 이 사장에게 주되, 1심에서 월 1회로 한정했던 임 전 고문의 면접교섭 권리를 월 2회로 늘리도록 했다.
재판부는 “면접 교섭은 자녀가 모성과 부성을 균형 있게 느끼면서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부여된 자녀의 권리”라며 “장기적으로는 부모 중 한쪽에만 치우친 유대감을 갖게 될 경우 자녀의 정체성 형성 면에서 부정적일 수 있으니 균형적 관계의 회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86억원을 지급하라 선고하고 자녀 친권 및 양육권자로 이 사장을 지정했다.
가사소송법상 이혼 소송 선고에는 당사자가 출석할 의무가 없어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은 이날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두 사람 간 이혼 소송은 이 사장이 2015년 2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처음 제기한 뒤 관할 법원 문제로 서울가정법원에서 처음부터 다시 열리는 등 4년 넘게 진행됐다.
임 전 고문이 이에 불복해 항소했는데 사건 배당 문제로 1년 6개월간 재판이 공전했다. 애초 이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서울고법 가사3부였다. 하지만 임 전 고문은 “재판장인 강민구 부장판사가 삼성그룹과의 긴밀한 관계가 우려된다”며 지난해 3월 법관 기피신청을 냈다. 이후 대법원은 지난 1월 “불공정한 재판 의심을 가질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는 취지로 원심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 가사2부가 새롭게 재판을 맡게 됐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