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 독도 인근 소방헬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동종 헬기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 전반적인 점검을 하라고 지시했다. 전날 밤 11시26분쯤 경북 울릉군 독도 인근 해상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119 소방헬기가 바다로 추락해 7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헬기의 기기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기종은 지난 2016년 4월 노르웨이에서 추락해 13명 사망자를 내 안전성 논란이 일었던 모델이다. 이국종 아주대 교수(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의 ‘닥터헬기’도 사고 헬기와 유사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서 동일 기종 헬기 추락으로 13명 사망… “안전성 논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 메시지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추락 사고를 낸 동종 헬기에 대한 전반적인 안정성 점검을 실시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고(故) 강한옥 여사의 장례를 마치고 국정에 복귀한 후 주문한 첫 지시다.
1일 소방청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2016년 3월 도입한 것으로 프랑스 유로콥터(현 에어버스헬리콥터스)사가 만든 EC225 기종이다. EC225 기종은 최대 탑승인원이 28명인 대형 헬기로 최대 시속 250㎞로 5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야간 비행장비가 있어 악천후와 야간에도 비행이 가능하다. 소방청에서는 해당 기종을 인명구조·산불 진화·응급환자 이송 등 용도로 2대 운용하고 있었다.
EC225는 2016년 4월 노르웨이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 안전성 논란이 일었던 모델로 알려졌다. NRK 등 노르웨이 외신에 따르면 2016년 4월29일(현지 시각), 오일 산업 종사자 13명을 싣고 북해(Gullfaks B 플랫폼)에서 출발한 EC225는 노르웨이 섬(Turøy) 인근에서 추락했다. 비행 중 프로펠러인 로터(Rotor)가 헬기 본체로부터 분해된 게 사고 원인이었으며 이 때문에 본체가 아래로 곤두박질 쳤고 그 충격으로 헬기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13명 전원이 숨졌다.
노르웨이 당국 조사 결과 로터 기어박스의 한 부품이 균열 때문에 제 자리에서 이탈하며 고장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에어버스사는 제조 모델의 기어박스를 다시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 되는 부분은 우리 소방청이 도입한 모델이 업그레이드 이전 모델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국종 교수 ‘닥터헬기’도 유사 모델
독도 추락 사고로 환자 운송 등 응급구조용으로 쓰이는 헬기에 기계적 결함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일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동일 기종으로 우리나라에선 처음 발생한 추락사고지만, 지난 2월 같은 회사에서 만든 다른 기종인 AS365-N3 기종이 경남 합천댐 인근에서 훈련 중 추락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중앙 119구조본부에서 비슷한 기종인 EC225 2대를 운용중이며, 이국종 교수의 ‘닥터헬기’도 EC225와 유사 모델인 H225다.
성호선 영남119특수구조대장은 포항남부소방서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올해 9월23일부터 10월18일까지 정비가 있었다. 정비가 끝나고 나면 시험비행을 통해 안전 비행을 확인하고 그 때엔 이상이 없었다. 정비해서 안전 문제가 없기 때문에 헬기가 투입이 되는 것이다. 점검을 완벽하게 마쳤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함정과 선박, 항공기 등 장비 40여 대를 투입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독도 해상의 수심이 깊고 정확한 헬기 추락 지점이 확인되지 않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