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국세청장이 추징금 1030억원에 체납세금이 30억원에 달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 의혹과 관련해 "본인이 아니라 타인 명의로 은닉한 것까지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8일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국민 분노가 큰데 전두환 씨의 은닉재산을 찾아내려는 국세청과 세무서의 노력의 미흡하다'고 지적하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전씨의 체납액 규모를 묻자 "30억원 정도"라고 답하면서 "일부 징수를 한 실수를 한 적도있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이번에 금융실명법이 개정돼 체납자의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있는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와 친인척에 대해서도 저희가 금융조회를 할 수 있다"며 "금융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체납 징수 노력을 하고, 그 과정에서 체납 처분을 면탈하거나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있으면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청장은 "검찰에서 공매 의뢰 중인 (전씨의) 연희동 자택에 대해 교부 청구를 통해 체납세액 징수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전날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7일 오전 10시 50분쯤 강원도 홍천의 A 골프장에 도착해 2시간 가량 골프를 쳤는데, 해당 골프장에 찾아가 전 전 대통령을 직접 인터뷰한 임 부대표가 "1000억 원이 넘는 추징금을 아직 검찰에 납부하지 않았고, 수년 째 서대문구 고위 체납자 1위인데 언제 내실거냐"고 추궁하자 전 전 대통령은 "네가 대신 내라", "자네가 좀 납부해 달라"고 답했다. 임 부대표는 8일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수년째 지방세 고액체납 1위인데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죄를 더 묻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후에도 재산 추징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전 전 대통령은 '12·12 군사 쿠데타'와 '5공 비리', '5·18민주화운동' 등에서 학살 지시 혐의 등을 받아 내란·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199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함께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하며 추징한 2205억원이다. 2003년엔 추징금 추징 시효를 앞두고 재판부에 재산명시목록을 내는 과정에서 통장 잔고가 '29만 원'이란 사실, 또 전 전 대통령이 재판부에 "겨우 생활할 정도라 추징금을 낼 돈이 없었다"라고 밝혀 공분을 자아내기도 했다.
올해 4월 기준 추징금의 절반 가량인 1030억원 가까이가 미납금으로 남아 있다. 미납 세금은 31억여원에 달한다.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은 추징을 위해 51억여원에 낙찰됐으나 지난 3월 전 전 대통령 측은 본채 건물과 정원이 부인 이순자 여사와 이택수 전 비서관 명의라며 공매를 멈춰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 승소했다.
이와 관련해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은 일명 '전두환 사후 불법재산 끝장 환수법 (형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해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에도 새로운 범죄수익이 발견될 경우 이를 몰수·추징하게끔 입법 추진 중이다. 천 의원은 친족이나 제3자가 증여받은 재산도 몰수·추징하는 '전두환 일가 불법재산 몰수법(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