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자녀 ‘부정입시’ 의혹과 관련해 고발 접수 50여일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의혹을 고발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검찰의 뒤늦은 수사 개시를 비판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성상헌)는 전날 오후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안 소장은 고발인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마지못해 수사에 착수한 느낌이 든다”고 꼬집으며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소장은 또 “검찰이 일부 사건은 과잉 조사하면서 이번 사건은 아예 수사하지 않고 비호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번 고발인 조사는 민생경제연구소 등 단체들이 지난 9월16일 나 원내대표를 고발한 지 54일 만에 처음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나 원내대표의 딸과 아들이 각각 성신여대와 미국 예일대 입시를 치르는 과정에서 이른바 ‘엄마 찬스’가 있었다며 부정입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 단체는 이후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사유화 및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뇌물수수와 사후수뢰, 업무방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나 원내대표를 4차례 추가 고발했다.
앞서 올해 국정감사 도중 나 원내대표 아들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다. 나 원내대표의 아들 김모(23)씨는 미국 고교에 재학 중이던 2014년 서울대 의대 윤형진 교수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일했는데, 이듬해 8월 미국의 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의공학 포스터(광전용적맥파와 심탄동도를 활용한 심박출량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에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됐다. 연구 포스터는 학회에서 연구 성과를 소개하기 위해 붙이는 일종의 초록이다.
해당 포스터 공동 저자 중 고교생은 김씨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포스터 발표 다음 해인 2016년 예일대 화학과에 진학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에서는 김씨가 방학 동안 윤 교수의 도움을 받고 서울대 연구실을 이용한 점이 어머니인 나 원내대표의 인맥을 이용한 특혜였다며 이를 대입 등에 활용했다면 입시부정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의학 논문 1저자 등재’ 의혹과도 맞물려 국민적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를 고발한 단체들은 그의 딸이 2011년 성신여대에 특수교육대상자전형으로 입학하는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강조한다. 나 원내대표의 딸이 입학하기 전 해당 전형이 갑작스레 신설됐고, 면접 과정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 합격했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나 원내대표가 SOK 회장에서 물러난 직후 그의 딸이 SOK 당연직 이사에 이름을 올린 점도 특혜 아니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2011∼2016년 SOK 회장을 지낸 바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