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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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제2 민식이’ 막기 위해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 대책 추진

스쿨존에서 과속차량 사고로 숨진 민식 어린이의 부모가 지난 11월 29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관련 기자회견을 직접 지켜본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로 숨진 고 김민식군과 같은 학교 주변 교통사고 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청은 등·하교 통학로 경찰관 추가 배치 및 어린이통학버스 관리 강화 등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 대책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출근길 교통관리를 하던 경찰관 620명을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전환 배치해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고,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는 등 사고 우려가 큰 보호구역에는 등교 시간뿐만 아니라 하교 시간대에도 경찰관을 배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금껏 원활한 도로소통을 위해 제한속도를 시속 40㎞ 이상으로 운영해온 보호구역들도 제한속도를 시속 30㎞ 이하로 낮춘다. 다만 경찰은 급감속으로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감속을 유도할 계획이다.

 

경찰은 어린이들의 시야를 가려 사고 위험을 높이는 불법 주정차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적극적인 단속에 나선다. 특히 어린이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하교 시간대인 오후 2∼6시에는 캠코더와 이동식 단속 장비를 활용해 20∼30분 단위로 단속할 예정이다. 경찰은 차후 도로교통법 개정 등을 통해 보호구역 내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차량이 반드시 일시 정지 후 서행하도록 하고, 보호구역 내 주정차 위반 차량에 대한 범칙금·과태료를 현행 일반도로의 2~3배로 인상할 방침이다.

 

경찰은 내년부터 사고 다발로 인한 집중 관리 보호구역을 ‘보호구역 반경 200m 이내에서 2건 이상의 어린이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서 ‘300m 이내에서 2건 이상’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중 사고 발생 위험이 큰 보호구역에 무인단속 장비를 늘리기 위해 지자체, 녹색어머니회 등과 함께 이달 중으로 설치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어린이통학버스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경찰은 앞으로 정부부처 합동 어린이통학버스 점검을 정례화하고, 보호구역 내 통학버스 승하차 구역을 별도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