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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부터 충실히 다져진 융복합인재 세계서 먼저 알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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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연구혁신 디지스트/ 네이처 선정 톱 25개 중 7위 기록/ 신흥 대학 평가서 국내 유일 선정/ 학부 전 과정 학과 없이 단일학부/ 2학년까지 수학·물리 등 기초 다져/ 1학년부터 학부전담 교수제로 연구/ 해외 대학원·창업 등 다방면에 두각
기초학부 학생들이 학과와 학부 구분 없는 융·복합교육 수업을 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디지스트)이 융·복합 교육을 통해 이공계 인재 양성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200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구시, 경북도가 공동 설립한 디지스트는 대구·경북의 미래과학 발전을 위해 2011년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이어 2014년 학사 과정까지 개설하는 등 교육과 연구가 공존하는 국내 유일의 이공계 인재 양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10월 세계적인 과학전문학술지인 ‘네이처’가 개교 50년 이하의 젊은 대학들에 대한 연구역량을 평가한 ‘2019 네이처 인덱스’에서 디지스트는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톱 25부문 세계 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석학을 비롯해 국내외 최고 수준의 교수진과 연구원이 디지스트를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스트는 재학생 모두에게 전액 장학금과 함께 매달 기숙사비·식비 등 대학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일체 지원하며 학업에 집중할 교육환경을 구축해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입학 경쟁률도 상승하는 추세다. 국양 디지스트 총장은 “미국의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이나 UC샌디에이고 같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겠다”며 “특히 바이오 분야와 정보기술(IT)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노벨 화학상을 받은 쿠르트 뷔트리히 디지스트 석좌교수 특강 모습.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 육성

디지스트는 풍부한 연구 인프라와 함께 기초과학·공학이 탄탄한 ‘21세기형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201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학부 과정 4년 전체를 전공이 없는 ‘무학과 단일학부’ 커리큘럼으로 운영하고 있다. 2학년까지는 수학·물리·화학·생물 등 이공계 기초과목을 충실히 수강하도록 한다. 3학년부터는 세부 전공 분야를 선택해 학습하고 기초과학 분야에서 전공선택 과목을 최소 27학점 이상 이수할 경우 융·복합 이학사, 기초공학 분야에서 전공선택 과목이 최소 27학점 이상인 경우 융·복합 공학사를 받게 된다. 지난해 2월 졸업생 96명이 처음으로 융·복합 학사 학위를 받았다.

학생들의 주도적 학습과 탄탄한 기초를 위해 ‘학부 전담 교수제’도 운영하고 있다. 해당 교수 40여명은 연구와 논문 발표 부담을 덜고 학부만을 위한 교육과 교재 집필, 연구지도, 맞춤형 상담을 한다.

자체 개발 융·복합 전자 교재 활용 등 이공계 교육을 혁신해나갈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김대륜 학생처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주어진 문제를 잘 풀거나 기억력이 좋은 인재가 아니라 문제를 만들어 해결하는 창의적 인재 양성이 필요했다”고 학부 운영 취지를 설명했다.

디지스트 웰니스융합연구센터 연구원이 지상형 무인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디지스트 제공

◆차별화 교육으로 다진 학생 연구 성과

융·복합 교육의 핵심은 그룹형 연구 프로젝트 ‘UGRP’(Undergraduate Group Research Program)다. 2016년 도입한 이 프로그램은 협업적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4~5명의 학생이 그룹을 형성, 교수 및 연구원의 지도를 통해 1년 단위로 연구를 수행하는 정규교육과정이다.

UGRP의 우수성은 학부 과정에서 나오기 어려운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 발표나 우수한 수상 실적들이 잘 보여준다. 로봇공학전공 윤동원 교수는 기초학부 학생 4명을 지도해 지난 2월 ‘4족 보행 로봇’을 제작·시연해 ‘제14회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에서 학부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이어 지난 3월 대구에서 열린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수많은 내외빈 앞에서 로봇을 시연하기도 했다.

디지스트는 융·복합 교과 과정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판단하고, 대학 안팎에 공감대를 넓혀 전국 최고 수준의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기준 융복합대학장은 “학생 주도 연구프로그램에서 우수한 성과가 나온 것은 이공계 연구는 물론 글로벌 리더로서 지녀야 할 역할과 전인교육을 강조한 결과”라고 했다.

◆우수한 ‘진학·취업’… ‘창업’도 문 활짝

디지스트 석·박사과정 졸업생의 진학과 취업 실적도 뛰어나다. 졸업생 대부분은 국내외 유수 기업과 국책연구기관에서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학업에 뜻을 둔 이들은 국내외 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해 기초학부 첫 졸업생인 오혜린(23·여)씨는 석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영국 노팅엄대 영상의학과 박사 과정에 진학했다. 학과 및 학부 구분이 없는 융·복합 교육 체계를 갖춘 디지스트만의 독특한 방식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오씨는 “면접 인터뷰 당시 노팅엄대 관계자들이 기초과목뿐 아니라 공학용 소프트웨어와 통계 분석을 배웠다는 사실을 놀라워했다”고 했다.

학생창업도 활발하다. 학부 때부터 쌓아온 연구역량을 기반으로 기술사업화로 발전시킨 학생창업 건수가 지난 5년간 13건에 이른다. 이 중 대학원 뉴바이올로지전공 학생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씨위드’는 주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씨위드’는 신진대사 및 갑상선암 등의 치유를 위한 건강식품 스타트업으로, 해조류에 포함된 아이오딘을 저감할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김칠민 부총장은 “융·복합 연구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활발한 기술사업화로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