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돼 세계 각지로 번지고 있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과거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보다 빠른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한 폐렴 환자 1명은 평균적으로 2∼3명을 전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펑즈젠(馮子健)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지난 27일 밤 중국중앙방송(CC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펑 부주임은 “우한 폐렴의 사람 간 전염 능력은 비교적 강하다”며 “이 바이러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 능력은 사스와 상응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펑 부주임은 “우한 폐렴은 평균적으로 환자 1명이 2∼3명을 전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한 폐렴의 ‘배증시간’(바이러스가 2배로 느는 데 걸리는 시간)이 사스보다 짧다”고 설명했다. 펑 부주임은 사스의 배증시간은 9일 안팎, 우한 폐렴은 대략 6∼7일이라고 전했다.
사스가 처음 발병한 시기는 2003년 11월 중순이었고, 이듬해 4월18일 환자가 1800명으로 늘었다. 반면 지난해 12월8일 첫 환자가 나온 우한 폐렴은 이달 22일 571명으로 늘었으며 지난 24일 1000명을 돌파했다. 27일 하루에만 새로운 확진자가 1700명을 넘으며 4500명을 돌파했다.
펑 부주임은 우한 폐렴의 이런 증가 속도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기간이 겹쳐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춘제 기간이 ‘민족 대이동’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인파의 이동이나 교류가 많은 기간이라 그만큼 전염병 전파 속도가 빨랐다는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8일 0시 현재 중국 내 우한 폐렴 확진자는 4515명, 사망자는 106명이다. 의심 환자도 6973명에 달한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했던 이들 중 4만4132명은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이 밖에 아시아 각국과 미주, 유럽, 호주 등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