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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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논란 엎친데 차명진도 막말… 통합당, 표 떨어질라 제명 ‘극약처방’

김종인, 파장 커지자 9일 대국민 사과 / 김 ‘3040·노인 세대 폄하 발언’ 이어 / 차 “세월호 텐트서 문란 기사 알아” / 황교안 ‘金 제명’ 심야최고위 소집 / “고통 느끼셨을 당사자에 깊은 사과”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왼쪽 사진)와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

미래통합당이 4·15총선에 나선 당내 후보자들의 잇따른 설화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당 지도부는 막말 논란에 휩싸인 후보자 2명을 모두 제명 처리하기로 하는 등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통합당 지도부는 8일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후보를 제명하기로 방침을 정리했다. 차 후보는 최근 TV토론회에서 “혹시 ○○○(세 사람의 성관계를 의미하는 은어) 사건이라고 아느냐”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앞서 “30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 등의 발언으로 세대 폄하 논란이 불거진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에 대해서도 이날 중앙윤리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제명을 의결했다.

 

황교안 대표는 윤리위원회에서 김 후보의 제명을 결정한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 이날 심야 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 차 후보의 제명을 위한 윤리위원회는 별도로 소집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도 “마음의 고통을 느끼셨을 당사자에게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차 후보의 발언은) 어떤 설명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매우 부적절하고 그릇된 인식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연합뉴스

제명은 당내 최고 수위의 징계로,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당에서 제명되면 후보등록 자체가 무효가 되고, 이미 후보등록 기간이 지난 만큼 무소속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총선 선거운동 기간 부적절한 발언을 이유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를 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 지도부가 이 같은 초강수를 둔 것은 일부 후보자의 돌출 발언이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도권 민심을 뒤흔들어 선거판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9대 총선 당시에는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김용민 후보의 노인 폄하 발언이 화제가 됐고, 2018년 6·13 지방선거 때는 당시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의 “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간다”는 ‘이부망천’ 발언이 지탄을 받기도 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당내 후보들의 막말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이다. 당초 코로나19로 인한 대학과 중·고교 온라인 개학의 문제점을 지적할 예정이었지만, 막말 논란의 파장이 커지면서 회견 내용을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충남지역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 입후보자가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며 “그 사람 한 사람 때문에 다른 많은 후보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조처를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을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왼쪽 사진)와 통합당 나경원 후보.

한편 서울 동작을에서 경쟁 중인 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통합당 나경원 후보는 이날 TV토론회에서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놓고 맞붙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