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 측 40대 선거운동원이 세월호 관련 현수막 27장을 면도칼로 절단해 경찰 조사를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현수막을 건 시민단체 측은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김 후보 측은 “선거운동원의 개인적 일탈행위”라고 거리를 둠에 따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춘천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강원 춘천 시내에 걸린 세월호 관련 현수막 27장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현수막을 내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춘천시민행동(이하 춘천시민행동) 관계자는 오후 10시40분쯤 A씨가 면도칼로 현수막을 자르는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A씨가 손에 든 4장의 현수막을 비롯해 현장에 있던 김 후보 선거운동 차량에서 훼손된 23장의 현수막이 발견됐다. 훼손된 현수막 등 이날 시내에 걸린 현수막 200여장은 모두 적법한 절차를 거쳐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민단체 측은 “이번 범행은 전적으로 김 후보의 책임”이라며 사퇴를 촉구했으나 김 후보 측은 개인적인 일탈행위라며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13일 춘천시청에서 연 지지 호소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제 선거운동원이 맞고, 뒤늦게 보고를 받았다”며 “개인적인 일탈 행위로 보인다. 알았다면 당연히 말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를 비롯해 우리 캠프에서도 사전에 보고 받은 적이 없고, 본인이 문제가 되니까 책임을 지고 선거운동원을 바로 그만뒀다”고 덧붙였다.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어제 발생한 현수막 사건은 제 개인적인 일탈”이라며 “춘천시에서 그동안 불법 옥외광고물로 판단하고 철거했기에 제가 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또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리며, 금일 선거운동원을 그만뒀다”고 했다.
춘천시민행동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현수막 훼손은 세월호 유가족과 춘천시민의 애타는 가슴을 갈기갈기 찢은 폭거”라며 “김 후보는 희생자·피해자 가족과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현수막 훼손은 결코 김진태 후보 측 인사 개인의 과실이나 우발적 폭력이 아닌 전적으로 김 후보의 책임”이라며 “김 후보가 바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국민을 향해 폭력을 저지르고 부추겨온 장본인 중 한명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춘천시민행동 측은 세월호 관련 단체와 함께 법적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