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걸림돌 되기 싫다” 정봉주, 최고위원직 사퇴… 쓸쓸한 마무리

“민주당·시민당 압승에 박수…비우고 비켜주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열린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인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진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다고 16일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통감하며 책임을 지려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모든 것을 비우고 내려놓고 시작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며 “국회 진입에 실패한 후보님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압승에 박수를 보낸다”며 “제가 걸림돌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더 나은 정치, 성공하는 문재인 정부를 기원한다”며 “제가 불편했던 분들, 혹시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이 계셨다면 늦었지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비우고 비켜주는 것이 도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정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욕설 파문’으로 논란이 거세지자 총선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돌발적으로 감정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즉각 사과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의석수 확보에 그쳤다. 열린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5.4%의 정당득표율을 얻어 비례대표 47석 중 3석을 확보하는 데 머물렀다.

 

저조한 총선 성적표를 받아든 정 최고위원은 16일 오전 영등포구 열린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선자 축하 인사와 함께 “이분들의 온전한 사명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민주개혁 진영의 정권 재창출”이라며 “3명밖에 안 되지만 한분 한분이 일당백 할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정 최고위원은 “마지막 실수가 뼈아팠다고 생각하고 반성하고 자책한다”고 착잡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앞선 욕설 파문이 열린민주당의 비례 의석수 확보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자평한 것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