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9일 청주 도심에 나타나 포획된 여우는 우리나라 토종 여우가 아닌 ‘북미산 여우’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26일 산하기관인 국립공원공단 생물종보전원과 함께 당시 포획된 여우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북미산 여우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달 22일 세종시 조치원 인근에서 여우를 봤다는 시민의 제보를 받고 국립공원공단 연구진과 함께 추적에 나섰다. 당국은 일주일 후인 29일 청주 도심지에 나타난 여우를 포획한 뒤 유전자를 분석해 북미산 여우임을 확인했다.
토종 여우는 과거 한반도 전역에 분포했지만, 무분별한 포획, 쥐 박멸 운동으로 먹이가 부족해지면서 1960년대부터 개체 수가 급감했다.
환경부는 지난 2012년부터 공원공단 생물종보전원과 소백산 국립공원 일대에서 여우 복원사업을 실시해 왔다. 당국은 올해까지 50마리 이상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에 포획된 북미산 여우는 멸종위기종이나 법정 관리종에 해당하지 않는다. 야생에 방사할 경우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1급인 우리나라 여우와 교잡에 따른 유전자 변이, 서식지·먹이 경쟁을 빚을 우려가 있다.
북미산 여우의 유입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최근 북미산 여우를 외국에서 들여와 키우는 사례가 있다는 점에 미뤄 유기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전문가 논의를 거쳐 해당 여우를 동물원에 인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박연재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북미산 여우는 멸종위기종은 아니지만, 편안한 안식처를 찾아 보호될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야생동물의 무분별한 유입 등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