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여성 직원을 상대로 한 성추행을 인정하며 지난 23일 사퇴를 발표한 데 따라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일벌백계의 징계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오후 오 전 시장에 대한 제명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나아가 미래통합당은 “오 전 시장을 즉각 긴급체포해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래통합당은 이와 관련해 곽상도 의원을 팀장으로 하는 자체 진상조사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일벌백계…오후 징계 논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전 시장의 성추행)피해자분과 부산시민, 국민께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 윤리심판원은 일벌백계의 징계 절차에 돌입하고 선출직, 당직자, 고위 당직자에 대한 성인지 교육을 체계·의무화하는 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원장 임채균)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경고, 당직자격정지, 당원자격정지. 제명 등 징계를 논의한다.
이 대표는 “23일 아침에 소식을 듣고 놀랍고 참담하기 그지없었다”며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성 추문과 관련된 문제만큼은 무관용으로 임했으며 앞으로도 이 원칙을 변함없이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도 이날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무관용의 원칙으로 이미 저희가 2018년부터 원칙을 정해왔기 때문에 제명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본다”며 “이런 문제는 더군다나 오거돈 전 시장이 자신의 범죄 사실 인정을 하고 사퇴를 했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미래통합당 “오거돈 긴급체포해야…당 진상조사팀 만들 것”
미래통합당은 총선 이전 발생한 오 전 시장 사건이 곧바로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통합당은 오거돈·김남국·박원순 비서의 성범죄를 규명하는 ‘오남순 진상조사팀’을 만들겠다”며 “곽 의원을 책임자로 구성원은 당선인을 포함해 10명 이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 권한대행은 “총선 직전 부산시장이 사퇴를 약속하는 큰 사건이 벌어졌는데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몰랐다는 말을 믿을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사건이 터지고 나서 오 전 시장 사건의 공증서 작성에 관여한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변호사인 정재성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이며, 2018년 지방선거 때 오 전 시장 캠프의 인재영입위원장이었다. 이런 특수 관계인데 어느 국민이 청와대가 몰랐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산시 성폭력상담소가 (피해자로부터 사건을 제보받고) 오거돈의 말에 따라 보름 넘게 지켜봤다는 것도 석연치 않다”며 “오거돈의 성범죄는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으로, 현행범 오거돈을 즉각 긴급체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조경태 최고위원도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지금이라도 (오 전 시장 사건을)알게 됐으니 철저한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 청와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