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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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살균제 실언’ 후폭풍 ‘김정은 근황’으로 만회

예정 없던 브리핑 열어 “김정은 상태 안다… 곧 듣게 될 것”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다. 곧 듣게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 상태에 관해 아리송한 말을 남겼다. 다만 김 위원장이 어떤지에 관한 정보가 조만간 공개될 것이란 취지의 발언은 세계의 시선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 또는 북한 평양을 향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에서 저지른 실언 논란으로 점수를 잃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북한 쪽으로 대중의 관심을 돌리며 ‘은근슬쩍’ 재기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새로운 정보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그것에 대해 지금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김 위원장)가 괜찮기를 바란다”며 “나는 그가 어떻게 지내는지 비교적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보게 될 것”이라며 “아마 머지않은 미래에 여러분은 듣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기자들을 향해 “김 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북한과 전쟁을 했을 것”이란 얘기를 되풀이했다.

 

‘김 위원장이 어떤 상태인지 안다. 하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다’는 취지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와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미국은 인공위성과 정찰기 등 최강의 정보 자산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건 ‘김 위원장 상태를 곧 알게 될 것’이란 취지의 발언이다. 미국 CNN 방송이 지난 20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위중한 상태이고 미 정부가 이를 주시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은지 열흘이 다 돼가도록 북한은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라면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이 조만간 공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코로나19에 관한 실언으로 자질 논란에 휘말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그리고 북한과의 관계를 계기로 은근슬쩍 화제를 돌리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코로나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코로나19 관련 백악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자외선이나 강력한 햇볕을 쬐게 하고, 살균제의 인체 주입도 검토해 보라”고 말했다가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언론의 비판 보도가 잇따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거의 매일 하던 브리핑을 취소해버리는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27일(현지시간) 브리핑도 원래 일정에 없던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하겠다고 해 일정이 잡히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였다. 그리고 바로 이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어떤 상태인지 안다. 하지만 지금은 말 못한다”며 “여러분은 곧 알 게 될 것”이란 발언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