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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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혁신위 띄운 김종인… ‘기본소득’ 논의 시동

위원장에 초선의 윤희숙 의원 / 윤 “기본소득, 나중에 다룰 것” / ‘고등교육심의위 설치’ 도 제안 / 서울 원외 당협위장들과 오찬 / 오세훈 “견해 다르지 않다” 발언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각종 혁신 이슈를 선점하듯 쏟아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11일 경제정책 마련을 위한 경제혁신위를 출범시키며 기본소득 논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우려는 교육 불평등 문제”라며 고등교육 과정 심의를 위한 교육혁신특별위원회(가칭)를 국회에 설치하자고도 제안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통합당 비대위는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초선의 윤희숙 의원(서울 서초갑)을 위원장으로 하는 경제혁신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윤 의원은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등을 지낸 당내 손꼽히는 경제 전문가다.

 

경제혁신위는 크게 세 주제로 나뉘어 활동한다. ‘함께하는 경제 소위’는 기본소득 등 복지와 교육 문제를, ‘역동적인 경제 소위’는 데이터·디지털 경제 등 경제구조를, ‘지속가능한 경제 소위’는 재정건전성 강화와 사회보장제도 논의를 맡는다. 원내에서는 이영, 윤창현 의원이 참여한다. 4·15총선 참패 원인을 규명할 총선백서 제작 특별위원장에는 호남 출신에 수도권 재선을 지낸 정양석 전 의원이 임명됐다.

 

다만 경제혁신위원장을 맡은 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본소득과 관련해 “국민들의 불안에 대처하는 방식은 굉장히 열려 있다. 그게 기본소득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다룰 것”이라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기게 하는 게 경제혁신위의 주가 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윤 의원은 또 김 위원장이 플랫폼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4대 보험 적용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기존 그릇(고용보험)이 좋다고 그대로 적용하는 건 굉장히 게으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데이터청 설립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앞서 비대위 회의에서 4차 산업시대와 관련한 대학교육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하며 대학교육과정 점검을 위한 교육혁신특별위원회 설치를 공개 제안했다. 그는 “미국 애플의 시가총액이 1조5000억달러라고 한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애플의 시총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국내 대학 교육과정을 학사 4년, 석사 2년, 박사 4년 하는데, 10년에 걸친 그 학문이 (이 시대에) 과연 쓸모가 있느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서울 동북권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오찬을 갖고 “정부 여당은 국민을 과거로 끌고 가고 있다”며 “우리는 대안을 제시하자”고 재차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오 전 시장은 “김 위원장과 기본소득에 관한 견해가 다르지 않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위원장은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인공지능(AI) 전문가 이경전 경희대 교수를 영입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김 위원장은 이 교수가 4·15총선 기간 페이스북에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텐트’ 발언을 옹호하는 글을 쓴 것이 뒤늦게 드러나자 즉각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장혜진·이창훈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