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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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상황 ‘세월호’에 빗댄 주호영…민주 “국민 슬픔 정쟁에 이용” 비판

민주당 “통합당 과연 세월호 언급할 자격 있나” / 정의당 “유가족 마음 대못 박힐 수 있는데 굳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현재 국회 상황을 세월호 참사에 비유한 데 대해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 슬픔을 정쟁에 이용했다는 지적이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일 “(주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교통사고에 비유하며 유족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더니, 또 다시 지금의 국회 상황을 세월호 참사에 빗대고 있느냐”고 논평을 냈다.

 

실제로 주 원내대표는 참사 발생 100일째였던 2014년 7월24일 당시 새누리당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여야 협상을 지휘하던 정책위의장 신분으로 “저희의 기본 입장은 이것이 기본적으로 사고다, 교통사고”라며 “그런 사고는 운전한 사람, 버스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라고 강변한 바 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일하는 국회를 세월호 참사에 비유한 주 원내대표는 시대착오적 인식을 버리라”며 “민생을 위해 이제 막 문을 열고 일하려는 21대 국회를 세월호 참사에 비교했다”고 질책했다.

 

이어 “통합당이 과연 세월호 참사를 언급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세월호 참사는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초래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시 박근혜 정부는 사고 초기 대응에 미흡했고 늑장 대처, 근무 태만, 상황 오판으로 일관했다”며 “오히려 어려운 민생을 외면하는 통합당의 모습이 승객의 안전은 제쳐놓고 홀로 살고자 했던 세월호 선장의 모습과 중첩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지금의 통합당은 무능한 박근혜 정부의 탄생에 기여했던 과거 새누리당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국회에 조속히 복귀해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과 세월호 유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부연했다.

 

정의당은 주 원내대표를 상대로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비판에도 금도가 있는 것”이라며 “지금의 상황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고 강력히 비판하고 싶다고 해도 유가족 마음에 또다시 대못이 박힐 수도 있는 세월호 침몰에 꼭 빗대었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계속해서 “지난 정권에서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한 일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당시 새누리당이 추천한 조대환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사건의 진상 규명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김 선임대변인은 또 “주 원내대표는 세월호 유족에게 큰 상처를 안겨준 이번 발언을 철회하고 유족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날 주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국회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얘기한 ‘통제받지 않는 폭주 기관차’가 돼 버렸다”며 “이 폭주 열차가 세월호만큼 엉성하다”고 현 국회 상황을 세월호에 비유했다.

 

더불어 “세월호는 항해를 마치지 못하고 맹골수도에서 수많은 억울한 생명을 희생시킨 채 침몰하고 말았다”며 “개문 발차한 21대 국회는 수렁에 처박히고 나서야 폭주를 멈출 것”이라고 비난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