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이재명 경지도지사가 ‘병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제화를 요청하는 편지를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전날 ’비싼 집에 사는 게 죄를 지은 건 아니다’라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 데 이어 적극적인 정치 행보다.
이 지사는 편지에서 “현재 시급하게 논의하고 처리해야 할 사안이 많겠지만, 그중에서도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은 ‘병원 수술실 CCTV 설치’에 의원님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을 구하고자 글을 띄운다”고 운을 뗐다.
이어 “병원 수술실 CCTV 설치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수술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이라며 “이는 환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어 결국 환자와 병원, 의료진에게도 이익이 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지사는 “경기도는 도내 공공부문의 성취를 전국 국공립병원 및 민간부문으로 확산시키고자 한다”면서 “현재 민간 의료기관의 수술실 CCTV 설치·운영을 뒷받침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데 사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협조를 구했다.
경기도는 지난 2018년부터 전국 최초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 수술실 CCTV를 설치한 후 지난해 5월부터는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 전체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민간의료기관의 자발적인 수술실 CCTV 설치를 유도하기 위해 CCTV 설치비 일부 지원을 약속하고 참여 의료기관을 공모했다. 이 지사는 “21대 국회에서 민간 병원 수술실 CCTV 설치를 위한 의료법 개정을 재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지사는 전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가격보다는 숫자, 숫자보다는 실거주 여부를 따져 징벌적 중과세를 해야 한다”면서 “지금 거주 여부를 중시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부동산 규제는 가격보다 숫자를 줄여야 하고,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게 실수요 여부”라며 “비싼 집에 사는 게 죄를 지은 건 아니지 않으냐”고 의견을 피력하며 정부 정책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이 지사가 정책 관련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고 지난 16일 대법원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이후 대선 행보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정치권은 대법원 판결로 사법적 족쇄를 벗은 이 지사가 앞으로 대선 행보를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