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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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연루 여부로 수사초점 이동… 韓 검사장 “완전히 허구”

채널A 前 기자·韓 ‘공모 보도’ 부인… 수사팀 영장에 ‘공모’는 적시 안해
진실 논쟁 속 수사심의위 24일 열려… 두 사람 ‘2월 회동’ 녹취록 공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왼쪽 ), 한동훈 검사장.

‘검언유착 의혹’을 받는 이동재(35) 채널A 전 기자가 구속된 가운데, 이제 관심은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이 실제 연루됐는지 여부다.

외부인으로 하여금 수사 지속 여부 등을 판단하게 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닷새 뒤(24일) 열릴 예정으로 이전까지 검찰 수사팀(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이 어느 정도 수사결과를 내놓느냐가 중요 변수다.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은 공모 정황이 있다는 언론 보도에 ‘완전한 허구’라며 강력히 반발하며 진실 논쟁을 벌이고 있다.

◆수사심의위 전 한동훈 조사 여부 ‘주목’

이 전 기자 구속으로 수사팀은 한 검사장과의 공모 의혹 여부와 관련한 수사로 초점을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 구속영장 청구 당시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간 ‘공모관계’를 영장에 적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간 만남이나 이후 접촉에서 모종의 공모가 있었는지가 이번 수사의 최대 쟁점이다. 법원은 지난 17일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피의자(이 전 기자)가 특정한 취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검찰 고위직과 연결해 피해자를 협박하려 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4일 수사심의위에서 이 부분과 관련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지가 주목해 볼 만한 부분이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한 검사장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측에서는 한 검사장 조사가 빠를수록 좋다는 판단이 나온다. 한 검사장과 수사팀은 출석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2월 회동’ 주목… 李·韓, 공모 정황 보도 반발

지난 2월에 있었던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간 만남에 관심이 집중된다. 두 사람은 한 검사장이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있던 지난 2월에 만났으며, 수사팀은 이 과정에서 두 사람 간 오간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BS 본사 전경. 뉴스1

KBS는 18일 두 사람 간 만남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조작 연루 의혹 공모 정황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전 기자가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는 등의 유 이사장 관련 취재 필요성을 언급했고, 한 검사장은 돕겠다는 의미의 말과 함께 독려성 언급도 했다는 내용이다.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은 강하게 사실을 부인했다. 그런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 전 기자 변호인은 당시 녹취록 중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한 검사장은 유 이사장에 대해 “어디에서 뭘 했는지 나는 전혀 모르니, 그 사람 정치인도 아닌데”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난다.

한 검사장 측도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한 검사장 측 변호인은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대화를 하였던 것처럼 꾸며낸 완전한 허구이며 창작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이 “이 정도 대화를 했으면 기억을 못했을 리가 없다”며 “확실히 아닌 내용”이라고 말했다는 게 변호인 측 설명이다. 한 검사장 측은 이날 KBS 기자 등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한편 공개된 녹취록에서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가 “교도소에 편지도 썼다”며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와의 접촉을 이야기하자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수사팀의 영장 범죄 사실에서 언급된 부분은 이게 거의 유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취재를 하겠다는 기자에게 추임새처럼 ‘잘해보라’는 덕담이다. 강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이번 의혹 규명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