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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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과 힙합 만남… 기회이며 영광이었죠”

판소리 ‘수궁가’ 재해석 타이거JK
‘여우락 페스티벌’서 피날레 장식
레퍼토리 6곡 온라인으로 중계
여우락 페스티벌 폐막공연 ‘그레이트 크로스’에서 힙합 가수 타이거JK(오른쪽)가 래퍼 비지와 함께 노래부르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힙합 가수 타이거JK가 대표적 연례 음악축제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랩으로 재구성한 판소리 수궁가를 선보였다. 뒷짐을 지고 무대에 등장한 타이거JK는 “내가 누구냐! 남해 용왕이니라(Who am I! I’m the dragon king from the southern sea)”라고 영어로 빠르게 가사를 쏟아내며 래퍼 비지(Bizzy)와 함께 수궁가 대목을 마치 아니리(판소리대사)처럼 주거니 받거니 했다.

이번 무대는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여우락 페스티벌 폐막 공연 ‘그레이트 크로스(Great Cross)’에서 지난 24, 25일 이뤄졌다. 국악과 힙합, 그리고 영상 기술이 결합한 21세기 수궁가는 방역 때문에 온라인으로만 중계됐다. 무대를 만든 건 타이거JK와 철현금·타악 연주자인 유경화 예술감독, 광고·뮤직비디오 감독 조풍연. 6곡의 레퍼토리는 타이거JK의 대표곡과 전통음악을 넘나들었다. ‘수궁가’ 한 판이 끝나자 유경화 감독의 편종 독주가 시작됐다. 엄숙한 분위기는 순간 반전하면서 의외로 드렁큰타이거 4집 수록곡 ‘엄지손가락’으로 이어졌다. 철현금 선율에 타이거JK가 사자후처럼 랩을 쏟아낸 ‘몬스터’와 즉흥 연주로 빚어낸 ‘시나위’도 공연 초반 분위기를 달궜다.

타이거JK는 직접 온라인 중계 댓글 창에 글을 쓰며 관객과 소통도 했다. 그는 ‘수궁가’ 스토리 등 공연 내용과 작업 소감을 한국어와 영어로 설명하며 소통했다. 타이거JK는 언론 인터뷰에서 “분명히 이 두 분(조풍연·유경화 감독)의 작품들은 많은 사람이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항상 그렇듯이 부담이 작지 않았지만, 1집 때부터 우리의 소리에 관심이 많았던 저로서는 몹시 좋은 기회이고 영광이기도 했다”고 공연에 함께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비지 역시 “작업을 진행하며 서로 다름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힘들게 시간과 싸움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같은 이야기를 다른 느낌으로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