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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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찰기 띄우자 미사일 쏜 중국… 남중국해 긴장 최고조

미국, 인공섬 군기지화 관련 중국기업·개인 제재 조치
탄도미사일과 지상 목표물 등을 감시하는 미군 정찰기 코브라볼(RC-135S)이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 추진과 관련된 기업 및 개인에 대해 제재조치를 했고, 남중국해에 미 정찰기를 투입했다. 이에 중국은 남중국해를 향해 보란 듯이 두 발의 중거리 미사일을 잇따라 쏘아 올리고, “미국이 마음대로 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26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인공섬의 군사기지 구축에 관여한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해 제재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남중국해와 관련해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교통건설(CCCC) 등 24개 국영기업이 제재 대상이다.

 

미 상무부는 “이들은 중국군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기지를 구축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제재 대상 기업은 미국 제품과 미군 콘텐츠 및 기술로 만든 일부 품목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개인들도 미국 입국이 허용되지 않고, 직계가족의 비자 발급도 제한된다.

 

미군은 또 전날 중국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에 응수해 남중국해에 정찰기를 투입했다. 앞서 지난 25일 서해에서 훈련 중인 중국군 비행금지구역에 정찰기를 보낸 데 이어 남중국해에서도 잇달아 정찰기를 띄워 중국군을 자극하고 나선 것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실탄 훈련을 진행 중인 남중국해 상공으로 미군 ‘코브라볼’ RC-135S 정찰기가 정찰 활동을 벌였다고 전했다.

 

중국이 3대 해역(보하이해, 서해, 남중국해)에 걸친 대대적인 군사훈련 상황을 공개하자 미군이 정찰기를 투입해 견제에 나섰고, 이에 중국이 중거리 미사일로 응수하자 미국 측이 또다시 정찰기 투입으로 맞서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 21D. 베이징=AP연합뉴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6일 오전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 26B와 대함 탄도미사일 둥펑 21D 등 중거리 미사일을 2발을 남중국해를 향해 발사했다. 이들 미사일은 중국 북서부 칭하이와 동부 저장에서 발사돼 하이난과 파라셀 제도(중국명 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군도) 사이 남중국해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거리가 4000㎞에 이르는 둥펑 26B는 해상 목표물에 대한 핵 타격이 가능해 중국 동부 해안에서 작전하는 미 항공모함전력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끊이지 않는 도발로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심각히 해치고 양국 관계를 훼손했다”며 “중국은 미국의 장단에 춤추지 않을 것이고, 미국이 멋대로 굴게 두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중국기업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도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는 최근 회원사 중 140여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회원사의 90%가 미국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금지 명령이 중국 내 영업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답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