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의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 피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 현장에서 총을 쏴 2명을 살해한 카일 리튼하우스(17)를 두둔하고 나서 논란이라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 과정에서 자신의 지지자인 리튼하우스가 시위 현장에서 “죽었을지도 모른다”면서 정당방위로 2명을 살해한 듯한 취지로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내 생각에 그(리튼하우스)는 그들(좌파 폭도)로부터 도망치려했다. 그는 그리고 넘어졌다”며 “이후에 그들은 그를 매우 폭력적으로 공격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큰 위험에 처했다. 아마도 죽었을지도 모르지만, 현재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리튼하우스는 지난 26일 블레이크 피격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반자동 소총을 발사해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1급 고의살인 혐의로 리튼하우스를 수사 중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대표적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현장 유세를 재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세를 중단한 지 5개월만이다.
미 언론은 “대선이 두달 남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에 몰두하자 예정보다 1주일 빨리 현장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앞서 바이든 대선캠프는 노동절인 9월7일 이후 유세를 재개한다고 알렸다.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경합주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도 현장 유세를 앞당긴 이유로 거론된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피츠버그를 찾아 옛 제철소 공장에서 첨단기술 연구단지로 탈바꿈한 밀19 건물에서 25분가량 연설했다. 바이든 후보는 특히 코로나19 대처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는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맹비난하고, 총체적 국정운영 실패를 부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행위에 숨진 뒤 계속 긴장을 고조시켰다면서 사회 불안에 대한 책임론을 부각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 대통령은 오래전에 이 나라에서 도덕적 지도력을 상실했다”며 “그는 수년동안 그것을 조장했기 때문에 폭력을 멈출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현 대통령은 당신이 두려움 속에 살기를 원한다”며 “그는 자신을 질서의 인물로 선전한다. 그렇지 않다. 그는 지금까지 해결책의 일부가 아니었다. 그는 문제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로 18만명 이상이 희생됐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공격하고, 중소기업 6곳 중 1곳은 문을 닫았다며 경제 위기도 거론했다.
바이든 후보는 다만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폭동은 항의가 아니다”며 “약탈과 방화는 항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은 무법이다. 그렇게 하는 사람들은 기소돼야 한다”며 “폭력은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 파괴를 가져올 뿐”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독소’로 칭하고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4년 동안 우리나라에 유독한 존재였다”며 “그는 우리가 말하는 방식, 서로를 대하는 방식, 소중히 간직해온 가치들, 바로 우리의 민주주의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권력을 잡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라며 선거가 60여일 남은 사시을 상기하고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 이 독소를 제거할 것인가”라고 언급했다. 이날 연설은 대규모 청중이 모이는 대신 취재진 등 제한된 인원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