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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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재인산성’이 국민 슬프게 해” VS 윤건영 “억지 그만 쓰시라”

개천절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차벽 논란 / 주호영 “사실상 코로나19 계엄령을 선포했던 것” / 윤건영 “개천절 집회를 허용했어야 한다는 얘기냐?”

 

윤건영(사진 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천절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차벽을 ‘재인산성’이라 부르며 비판한 주호영(〃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그러면 개천절 집회를 허용했어야 한다는 얘기냐”라고 분노감을 표출했다.


윤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호영 원내대표께서 개천절 집회를 막은 것에 대해 시비를 건다”라며 “평화로운 집회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차단하려 했던 ‘명박산성’과, 군사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평범한 일상까지 제한했던 ‘계엄령’의 기억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적었다.

 

이어 “두 가지 모두 ‘국민의힘’의 ‘조상’격인 분들이 하셨던 일들인데, 주호영 원내대표는 그걸 잊었나 본다”라며 “솔직하게 우리 따져보자.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차벽이 무엇을 막았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명박산성’이 막은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였다. 그러나 어제 설치된 광장의 차벽은 코로나19를 막은 거다. 분명히 다르다”면서 “8·15 광화문 집회로부터 불과 2달이 채 안 됐는데, 벌써 잊으셨나?”라고 물었다.

 

윤 의원은 “추석 민심을 현장에서 보고 들었을 제1야당 대표의 추석 직후 첫 메시지가 놀랍다 못해 충격적”이라며 주 원내대표를 저격했다.

 

윤건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어 “국민은 부모님 뵈러도 못 가고 걱정 많은 한가위를 보냈는데, 제1야당은 집회를 못하게 한 정부만 비난하고 있다”라며 “그럼 개천절 집회를 허용했어야 한다는 얘기인가? 주호영 대표 눈에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은 보이지 않고 개천절 집회를 주장하는 그분들만 보이나?”라고 물었다.

 

윤 의원은 “책임 있는 야당이라면, 최소한 개천절 집회는 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과격한 지지 세력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 원내대표를 향해 “억지는 그만 쓰시고, 국민의 걱정에서부터 시작하자. 10월 국회는 민생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글을 마쳤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 광장을 경찰 버스로 겹겹이 쌓은 ‘재인산성’이 국민을 슬프게 했다”라며 “사실상 코로나19 계엄령을 선포했던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의료방역, 보건방역은 온데간데없고 정치방역, 경찰방역 국가가 됐다”라며 “헌법이 보장하고 법원이 인정한 집회 시위의 자유까지 사실상 방해하고 금지하는 공권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