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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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검찰총장 쿠릴 열도 방문…日, 러시아 대사관 통해 항의

일본 언론, 쿠릴4도에 대한 실효지배 등을 과시한 목적 / 러시아 검찰총장, 쿠나시리 섬을 방문한 후 시코탄 섬을 시찰
이고르 크라스노프 러시아 검찰총장이 16일 일본과 영유권 분쟁지인 쿠릴4도를 방문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사진출처: NHK 홈페이지 캡쳐

 

러시아 검찰총장이 16일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지인 쿠릴4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방문해 일본 정부가 항의했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 고위 간부가 쿠릴4도를 방문한 것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쿠릴4도에 대한 실효지배 등을 과시한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일본 언론은 분석했다.

 

쿠릴4도를 방문한 것은 이고르 크라스노프 러시아 검찰총장으로, 그는 이날 오전 쿠나시리 섬을 방문한 후 시코탄 섬을 시찰했다. 크라스노프 검찰총장은 섬 행정 담당자 및 주민들을 만나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섬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진행 상황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이투르프 섬도 방문해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기념하는 광장에 마련된 위령비에 헌화했다.

 

이와 관련해 NHK는 “러시아 사법 당국 수장이 현지를 방문해 자국의 사법권을 강조하려는 목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러시아는 사법권이 쿠릴4도에 미치는 것을 강조해, 실효지배를 재차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크라스노프 검찰총장의 방문에 대해 전격 항의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지난 5일 러시아 정부 간부의 쿠릴4도 방문 정보 입수 후 러시아 측에 방문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어 실제 방문이 이뤄진 16일 도쿄에 위치한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항의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스가 일본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했다. 스가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스가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약 20분간 전화통화에서 쿠릴열도(북방영토) 문제를 포함한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데 합의했다.

 

스가 총리는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에게 평화조약 체결을 비롯해 러·일 관계를 전반적으로 발전시키자면서 “북방영토 문제를 다음 세대에 미루지 말고 종지부를 찍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 모든 문제에 대해 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스가 총리는 회담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앞으로 솔직하게 의견교환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영토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한다는 기본 방침 아래 끈질기게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