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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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유수에서 비금선, 과교선까지… 국립국악원에서 선보이는 궁중무용의 정수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공막무’와 관련 사료에 기록된 ‘공막무’ 공연 장면. 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은 조선시대 궁중무용 정수를 선보이는 무용단 정기공연 ‘1828, 연경당–정재의 그릇에 철학을 담다’를 12,13일 펼친다.

 

이번 공연은 궁중무용 예술가였던 효명세자의 대표작 ‘춘앵전’과 ‘무산향’이 1828년 창덕궁 연경당에서 열린 순원황후의 40세 탄신연 ‘무자진작의’ 공연으로 처음 등장했던 풍경을 재현한다. 이 생일잔치는 궁중무용사의 획기적인 사건이다. 효명세자가 직접 창작한

궁중무용 17종을 최초로 선보이며 현전하는 다수 궁중무용이 탄생했다. 이 중 ‘춘앵전’은 그의 섬세하고 깊은 예술적 철학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낙화유수’(落花流水, 흐르는 물에 꽃잎이 떨어지듯), ‘비금사’(飛金沙, 금빛 모래가 날리듯), ‘회파신’(回波身, 물결이 맴돌 듯), ‘과교선’(過橋仙, 신선이 다리를 건너듯)등 ‘춘앵전’의 탄생은 서양음악의 절대음악 시대에서 표제음악 시대로 전환과 비견되는 사건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무자진작의’에서 선보인 17종의 궁중무용을 비롯해 효명세자가 창제한 것으로 알려진 ‘공막무’와 ‘고구려무’를 포함한 총 19개의 궁중무용을 선보인다. 이 중 ‘향령무’, ‘침향춘’, ‘고구려무’는 1981년 김천흥 선생의 주도로 개최한 국립국악원의 ‘정재발표회’ 이후 40여년 만에 첫 선을 보인다. 1923년 순종의 오순(五旬) 탄신연에 참여해 조선의 마지막 무동(舞童)으로 알려진 심소(心韶) 김천흥 선생은 국립국악원 재직 중 대다수 궁중무용을 복원해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궁중무용의 정통성을 계승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