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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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동문인 게 부끄럽다”…‘경희대 대나무숲’에도 비판 글 올라와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 ‘경희대 대나무 숲’에도 대통령 비판 글…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도 지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비교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사과한다는 글이 최근 서울대학교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가운데, 같은날 경희대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인 ‘경희대학교 대나무 숲’에도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이 게재됐다.

 

문 대통령을 ‘선배’라고 부른 것으로 미뤄 경희대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지난 27일 올라온 게시물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경희대학교 동문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부끄럽다”며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태를 보며 정말 대한민국의 정의는 살아있는 걸까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임명할 때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라고 칼자루를 쥐어놓고는 그 칼날이 정권과 여당을 향하자 수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 검찰총장을 옥죄더니, 아예 직무정지까지 해버리는 것이 정말 올바른 것이냐”며 “수사의 대상은 오로지 야당이어야 하고, 내 편에 대한 수사는 잘못된 것이 있어도 덮어야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여당과 법무부 장관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대로 듣고 있는 거냐”며 “국민들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글쓴이는 윤 총장의 직무정지 처분을 재고해달라는 검사장 등의 성명에 경희대 동문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동참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그는 “선배님께서는 정말 올바른 선택을 하셨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며 “제발 후배들 부끄럽지 않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놨다.

 

아울러 이번 사태에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는 문 대통령을 향해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모두 선배님께서 임명하신 임명직”이라며 “이 사태를 책임감있게 처리해 후배들 부끄럽지 않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또 다른 글쓴이는 “당신 같은 선배를 둬 수치스럽다”며 “이 모든 것이 본인의 무능함에서 비롯된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끝까지 이 나라를 나락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도자의 부정부패보다 더 끔찍한 재앙은 지도자의 무능함이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같은날 스누라이프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글이 올라와 ‘베스트 게시물’에까지 오르는 등 화제가 됐다. 박근혜 정부 때를 비교하면서 현 정부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