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8일 문재인 정권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뜻의 “귀태(鬼胎)”로 규정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에게 “저잣거리 욕설에 가까운 표현을 했다”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박근혜 정권 방송’으로 빛을 봤던 배 의원이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국민을 모욕한다”며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언이고 망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문 정부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이 함께 뜻을 모아 ‘촛불혁명’으로 일어나 시작되었다는 걸 잊었느냐”고 일갈했다.
아울러 배 의원을 향해 “즉각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고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최인호 수석 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에 “남의 당 사정에 가급적 말을 삼가려 하지만 당 대변인의 언행이 국민 입장에서 매우 불쾌하다”며 “‘귀태 정권이 헌정사를 뒤엎는다’는 표현은 탄핵에 나섰던 국민의 외침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결국 박근혜 탄핵이 억울하다는 뜻이니, 국민의힘이 아니라 ‘박근혜힘’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비꼬았다.
김남국 의원도 페북에서 배 의원을 겨냥, “한쪽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을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막말로 다시 더럽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 의원과 마찬가지로 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 의원도 가세했다.
고 의원도 페북을 통해 ‘말의 품격’을 언급한 뒤 “배 의원과 그가 몸담은 국민의힘 ‘격’이 딱 그 정도였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고 밝혔다.
앞서 배 의원은 페북에 김 위원장이 전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비위 관련 사과를 강행하겠다면서 ‘사퇴 배수진’을 친 데 대해 비판하면서 “온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귀태,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고 맹비난했었다.
배 의원이 사용한 귀태는 2012년 국내에 번역 출간된 서적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에 등장하는 표현이다.
2013년 당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었던 홍익표 의원은 이 책을 인용,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에 비유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국회의원의 자질을 의심하게 할 정도의 폭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홍 의원은 결국 원내대변인직을 내려놓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