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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의 몸집 줄이기가 보여주는 것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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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매장을 열며 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던 다이소가 최근 영등포 본점을 비롯해 서울에서만 9곳의 매장 문을 닫았다. 건물 3층 규모의 영등포 본점 폐점에 대해 다이소측은 매장 임대 기간 만료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다이소의 몸집 줄이기는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온라인 거래 확대와 무관치않다는 분석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2013년 11월부터 8년간 운영한 영등포 본점을 지난달 문닫았다. 다이소의 성장세는 ‘저가숍의 신화’로 불릴 정도로 두드러졌다. 1997년 서울 천호동 1호 매장을 시작으로 2019년 12월 전국 매장을 1360여개까지 늘렸고, 2016년 1조3055억원에서 해마다 매출 규모를 늘려 2019년에는 2조23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500~5000원대 저가 제품을 내세운데다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역에 대규모 매장을 열어 고객 유치 효과를 극대화한 결과로 평가됐다. 국내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해외에도 진출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실제 2019년 부산 강서구에 축구장 20개 규모의 물류센터를 짓고 해외 수출입 목표를 2025년 2조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1년 간 약 30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로 인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줄어든 이유가 컸다. 코로나는 다이소를 비롯해 유통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다. 결국 새로운 비대면 사회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따라 유통업계 희비가 갈렸다. 그런 측면에서 다이소의 잇단 폐점은 온라인 전환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다이소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유통업체와 달리 저가 상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어 배송비가 많이 드는 온라인 전환이 쉽지않다고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인 셈이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배달 서비스도 도입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매출 비중은 크지 않다. 배송 범위 자체가 넓지 않아서 이를 통한 매출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박리다매를 겨냥한 온라인 거래를 확대해야하는 데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못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다이소에서 판매한 아기 욕조에서 기준치의 600배가 넘는 환경 호르몬이 검출된 사건도 악재가 됐다. 피해자 3000명이 아기 욕조 제조사 대현화학공업과 중간 유통사 기현산업을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다이소는 고소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인터넷 상에서 ‘다이소 욕조’ 환경 호르몬 검출로 알려지면서 대외적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코로나로 환경,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저가 제품의 안전성이 도마에 오른 결과가 됐다.

 

소비자들은 코로나 국면을 거치면서 먹거리, 입을 거리의 안전에 대한 감수성이 더욱 커졌다. 소위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의 민감도는 더 강하다. 

 

유통기업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환경 경영’ ‘ESG(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 경영’에 투자를 많이 하는 배경이다. 

 

다이소가 일시적인 매출 감소에 위기를 느끼는 데 그쳐선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가 제품의 경우 규제가 쉽지않아 안전하지않은 제품이 그대로 소비자에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 다이소의 경쟁력이 ‘저가’에만 머문다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다이소가 ‘싸지만 안전한 제품’에 사활을 걸어야할 시점이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