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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통합’ 2022학년도 수능 확정… 800여개 ‘경우의 수’ 가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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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연기 없이 예정된 11월18일 치러
EBS 연계 70→50%… 사교육 의존 우려
선택과목 난도 따른 쏠림 영향 ‘촉각’
교육과정평가원 “큰 유불리 없을 것”
사교육업계 “통합 모집선 문과 불리”

문과와 이과가 통합돼 치르는 첫 대학수학능력평가인 2022학년도 수능의 세부 일정이 확정됐다.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과목이 생겼고, 문·이과 통합 취지에 따라 계열 구분 없이 최대 2개 과목 선택이 가능해졌다. 그만큼 수험생 입장에서는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등 고려해야 할 게 많다. 진학지도를 담당해야 하는 교사들과 수험생 자녀를 신경을 써야 하는 학부모들 역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 수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상관없이 11월18일에 치러진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학생들의 입학이 연기되지 않은 만큼 예정됐던 입시 일정이 그대로 진행된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학생들의 개학이 미뤄지면서 수능도 2주 늦어진 12월에 치러졌다.

올해 수능의 가장 큰 변화는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다는 점이다.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과목제가 도입되고, 제2외국어와 한문은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EBS 연계율은 기존 70%에서 50%로 낮아진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교사추천서와 적성고사가 폐지되고 자기소개서의 문항도 바뀐다. 전체 모집인원이 감소하는 가운데 정시모집은 확대되고 약대가 6년제로 전환하는 등 일부 대학의 학제도 변화된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존재하나… 경우의 수만 800개?

교육계에서는 국어와 수학에서도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국어의 경우 독서·문학이 공통과목이고, 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는 선택과목이다. 수학의 경우 수학Ⅰ, 수학Ⅱ가 공통과목이다. 선택과목은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3과목이다. 여기에 사회·과학탐구 영역의 경우 17개 과목 중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 800가지가 넘는 경우의 수가 생긴다는 의미다.

수능 성적표에는 수험생별 원점수가 평균점수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보여주는 ‘표준점수’가 기재된다. 과목별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렵게 출제되면 평균점수가 낮아지므로 높아진다. 수험생이 쏠리는 과목도 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등급 간 비율은 1등급이 상위 4%로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이 기피하는 선택과목에서는 상위등급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소장은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라고 말은 하지만 수험생들은 공부하기 편한 쪽을 고를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원점수를 높게 받고도 표준점수에서 손해를 보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평가원 “보정 적용… 유불리 없을 것”

하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공통과목 점수를 보정하기 때문에 과목에 따른 유불리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점수보정 체계란 학습 분량이 많은 선택과목을 고른 수험생 집단의 공통과목 평균점수가 높을 경우, 선택과목 점수 역시 다른 선택과목 시험을 본 학생들에 비해 상향 조정되는 시스템이다.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에 대해 “현실적으로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는 관성이 남아 우려가 나오는 것 같다”며 모든 학생은 점수의 75%를 차지하는 공통과목에 응시하게 되고, 이 결과가 선택과목에서 차이를 보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현장의 생각은 다르다. 한 사교육 업체 강사는 “학생들이 짧은 시간 내에 공부하기 어려운 미적분이나 기하보다 확률과 통계를 선택할 것”이라며 결국 인문계와 자연계 구분이 없는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인문계 학생은 예전보다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부족한 정보와 줄어든 EBS 연계율… 사교육 확대 우려도

문·이과 통합은 2015년 발표됐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서울대를 비롯한 선호도 높은 대학들은 수학 선택과목에서 미적분과 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해야 지원할 수 있다. 또 서울의 대학에서는 탐구과목 역시 과학탐구 두 과목을 필수로 응시해야 한다. 하지만 유웨이 조사를 보면 자연계 1등급 학생 16%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과목으로 고르겠다고 응답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선택과목 때문에 원하는 대학에 지원도 해보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선택과목에 대한 안내가 부족한 상황인 만큼 일선 학교에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BS 교재 연계율이 70%에서 50%로 낮아지는 점도 사교육 풍선 효과 우려를 낳는다. 절대평가 방식의 영어영역에서는 지문을 직접 출제하는 직접연계가 사라지고 소재, 원리가 유사한 간접연계로 바뀐다. 수험생이 EBS 지문과 답을 암기하거나 번역한 내용을 외우는,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양상이 문제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강 원장은 “영어 말고 다른 과목에서는 비율이 조정된 것 외에 달라진 것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격수업 확대로 교육 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EBS 연계율까지 낮춰 ‘입시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본다.

정영식 전주교대 교수는 “EBS 연계율이 낮아지면 소득격차나 지역격차에 따른 수능 성적의 차이도 심화될 수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