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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말뿐인 ‘국민제안’… 정책 반영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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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우수작, 5년간 42%만 채택
활용도 갈수록 낮아 실효성 의문
선정 시스템 미흡… 표절 잡음도

국민들의 정책 참여 활성화 차원에서 정부가 해마다 선정하는 ‘민생규제 혁신과제 공모전’ 우수작들이 실제 정책에 반영된 경우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78%에 달했던 정책 반영률이 지난 2년간 20∼30%대로 내려앉았다. 국정과제로 ‘열린 혁신 정부, 서비스하는 행정’을 내건 문재인정부의 국민제안 정책 반영률이 전임 정부보다 낮아진 것이다.

21일 세계일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행정안전부로부터 입수한 ‘민생규제 혁신과제 공모전(2016∼2020년) 우수과제 선정작의 정책 반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모전 선정작들의 정책 반영률은 평균 42.1%였다. 지난 5년간 총 121건이 공모전 우수작으로 선정됐는데 이 중 실제 정책에 ‘반영 또는 일부 반영’된 선정작은 51건에 불과했다. ‘추진 중’은 27건(22.3%), ‘중장기 검토’는 29건(24.0%), ‘미반영’은 14건(11.6%)으로 집계됐다. 공모전이 시행된 초기인 2016년 78.2%였던 정책 반영률은 2017년 38.4%, 2018년 57.6%, 2019년 30.7%에 이어 지난해에는 20.0%에 그쳤다.

민생규제 혁신과제 공모전은 참여방법에 따라 일반, 공모, 공개, 실시제안으로 구분되는 국민신문고 국민제안 제도의 하나다. 행안부가 매년 2∼4월 과제를 공모해 소관 부처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10월쯤 선정작을 발표한다.

다른 국민제안의 정책 채택률도 50%를 넘지 않는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해 각종 통로를 통해 접수된 국민제안은 9만2437건이다. 이 중 정부가 채택한 국민제안은 7304건인데, 실제 정책에 반영된 비율은 2979건(40.8%)에 그쳤다. 국민제안의 낮은 정책 반영률은 국민 정책 참여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국민제안 사후 관리뿐 아니라 선정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공공기관 공모전 등에서 ‘무더기 표절 스캔들’로 공분을 샀던 손모(41)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 중앙정부기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공모전을 열어 국민제안을 받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지만, 되레 표절이나 실효성 논란 등 잡음은 더 커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